10분에서 30분, 제주 동쪽 오름 4곳
제주 동쪽 다랑쉬오름·안돌오름·영주산·두산봉은 입구에서 정상까지 10~30분이다. 분화구를 보려면 다랑쉬오름, 30분밖에 없다면 두산봉이다.

다랑쉬오름은 정상까지 30분, 두산봉은 10분이 채 안 걸린다. 안돌오름과 영주산은 그 사이, 15분 남짓이다. 모두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이라, 한라산을 오를 하루가 없어도 제주 동쪽에서는 짧은 오르막 하나로 꼭대기 전망을 얻는다.
제주도의 「오름 기본계획」에 이름을 올린 화산체는 368개로, 제주시에 210개와 서귀포시에 158개가 흩어진다. 오름은 한라산 기슭과 들판에 솟은 작은 화산체를 이르는 제주어로, 학계에서는 측화산이나 기생화산이라 부른다. 구좌읍과 성산읍, 표선면이 맞닿은 동쪽은 그 군락이 끝없이 이어지는 땅이다.
정상에서 보이는 쪽으로 나누면 두 무리다. 다랑쉬와 안돌 정상에서는 한라산과 내륙 군락이, 영주산과 두산봉에서는 성산일출봉과 바다가 열린다. 다랑쉬를 오르는 30분이면 두산봉은 등산로 입구에서 꼭대기까지 오르내리고도 시간이 남는다.
제주 동쪽 일정에 남는 시간이 30분 남짓뿐이라면 두산봉이 가장 현실적이다.
정상까지 30분에 화구 둘레 1.5km, 다랑쉬오름
구좌읍 송당리와 세화리 경계의 들판 쪽으로 가면 군락 사이에서 봉우리 하나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다랑쉬오름이다. 덩치에 둥글게 솟은 생김새의 균형까지 더해져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고, 한라산 동쪽 측화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로 꼽힌다. 한자 이름으로는 월랑봉이라 적는다.
이름 유래는 두 가지로 전해진다.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게 보여 붙은 이름이라는 설명이 하나, 높은 봉우리를 이르는 옛말 ‘달수리’가 변한 이름이라는 설명이 또 하나다. 송당리에서는 굼부리 위로 보름달이 솟는 달맞이를 마을 자랑으로 꼽는단다.
제주에서는 이런 분화구를 굼부리라 부르고, 봉우리는 해발 382.4m, 주변 지면에서 잰 높이인 비고는 227m다. 굼부리 깊이는 115m로, 관광 안내는 한라산 백록담과 같다고 적는다. 가장자리를 따라 한 바퀴 두르는 둘레길은 1.5km다. 거인 설문대할망이 치마로 흙을 날라 오름을 놓다가, 이 봉우리가 너무 도드라져 주먹으로 친 자리가 굼부리라는 전설도 전한다.
봉우리가 큰 만큼 오르는 데 품이 든다. 계단이 놓인 탐방로를 따라 정상부까지 30분, 그러니까 4곳 가운데 가장 오래 걸린다. 둘레길에서는 도는 방향에 따라 주변 오름과 그 사이 들판, 한라산, 먼 바다가 차례로 시야에 들고, 발치에는 아끈다랑쉬오름이 붙어 있다.


다만 가벼운 10분 산책을 떠올리고 가면 이 봉우리는 버겁다. 오르내리는 시간에 둘레길까지 더하면 1시간은 넘게 잡아야 한다. 깊고 둥근 분화구를 직접 내려다보고 싶다면 이곳부터 찾는 편이 좋다.
정상에는 조선 효자 홍달한의 망곡 이야기가 전한다. 1720년 숙종이 승하하자 이 꼭대기에 단을 쌓고 북쪽 하늘을 향해 곡을 하고, 그 뒤로도 초하루와 보름마다 올라 향을 피운다는 내용이다.
오름 남쪽은 4·3 소개령으로 사라진 다랑쉬마을 자리다. 가까운 다랑쉬굴은 1948년 토벌대가 굴 입구에 불을 피워 넣는 바람에 피신한 하도리·종달리 주민 11명이 숨진 4·3 유적이다. 희생자 가운데에는 9살 아이도 있다. 유해는 1992년에 세상에 알려지고, 굴 입구는 지금 돌과 흙으로 막혀 있다.

비밀의 숲 옆 샛길로 15분, 안돌오름
다랑쉬오름과도 경계를 맞댄 송당리에는 나무 생김새 덕에 ‘비밀의 숲’이라는 별명을 얻은 숲길이 있다. 여행자가 많이 찾는 그 숲 바로 뒤에 솟은 봉우리가 안돌오름이다. 따지고 보면 숲도 이 산자락에 들지만, 숲 이름값에 가려 정작 산 쪽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송당리는 제주 마을 당신(堂神)의 뿌리로 꼽히는 송당 본향당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본향당은 마을을 지키는 신을 모신 당이고, 송당 본향당에는 제주 당신의 어머니로 불리는 금백조 여신을 모신다.
안돌오름은 이웃한 밧돌오름과 짝으로 묶여 소개되고, 이름 유래는 두 가지로 전해진다. 관광 안내는 안쪽에 들어앉은 봉우리라 안돌(內石岳)이라 풀고, 두 봉우리 사이에 돌담이 있어 안돌·밧돌이 붙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등산로는 비밀의 숲 옆으로 조금 더 들어가야 따로 시작된다. 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이라 처음 찾는 사람은 입구를 지나치기 쉽다. 초입은 가파르지만 버틸 구간이 짧아 느긋하게 올라도 15분이면 되고, 등산로에서는 비밀의 숲 언저리가 내려다보인다.


정상은 이웃 봉우리와 눈높이가 비슷해, 다랑쉬오름처럼 군락을 발아래 두는 전망은 아니다. 대신 꼭대기에서는 동부 군락 너머로 한라산이 보인다. 비밀의 숲에 들르는 날이라면 정상까지 다녀올 만하다. 다만 오르내리는 시간을 합치면 숲 산책에 30분 남짓이 더 붙는다.

동쪽 탐방로로만 오르는 말굽형 분화구, 영주산
표선면 성읍민속마을 북쪽에 솟은 봉우리가 영주산이다. 조선 시대 제주는 제주목과 대정현, 정의현으로 나뉘고, 성읍은 정의현 읍치다. 영주산은 그 옛 읍치 북쪽을 받치는 주산이다.
정의현 관아는 원래 성산읍 고성에 자리하지만, 너무 구석지고 왜구 침범이 잦다는 이유로 1423년 성읍으로 옮겨 온다. 새 현성은 둘레 2,986척에 동문·서문·남문을 둔 돌성으로, 제주성·대정성과 함께 5세기 가까이 읍치를 두른다. 1702년 제주 목사 이형상이 섬을 돌며 남긴 화첩 『탐라순력도』 속 정의현 그림에는 군사 조련과 노인 잔치 장면도 보인다.
성읍민속마을은 1984년 국가민속문화유산 제188호로 지정된 마을이고, 마을 안 느티나무와 팽나무는 그보다 앞선 1964년 천연기념물이다. 지금도 주민이 초가에 살고, 좁쌀로 빚는 오메기술도 이 마을에서 전승된다. 봉우리가 가까워 민속마을 산책과 묶으면 한나절 일정이 된다.
이름의 유래는 신선이 산다는 전설이다. 봉우리에 아침 안개가 끼면 비가 온다는 말도 성읍에 전한다.
제주 오름은 생김새에 따라 말굽형, 원추형, 원형, 복합형으로 나눈다. 영주산은 분화구가 남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이다. 화구 한쪽 벽이 무너져 내려 지금 모양에 이른 것으로 본다고. 이 생김새 탓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순한 동쪽 탐방로 하나뿐이다.
동쪽 탐방로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15분 안팎이면 오른다. 봉우리가 커 보여도 경사가 완만해서다. 목장 지대라 길 언저리에서 방목하는 소 떼와 마주치기도 한다. 중간쯤부터 정상 쪽으로 이어지는 긴 계단 구간에는 ‘천국의 계단’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정상에서는 목장과 성읍마을, 성산일출봉이 방향을 달리해 보인다. 그렇다고 꼭대기를 고집할 이유는 크지 않다. 중턱 구릉에서도 남쪽 평야 너머 성산일출봉과 먼 바다까지 시야가 열리니까.
오르막이 부담스러운 일행과 함께라면 중턱 구릉에 돗자리를 펴고 쉬어 가는 소풍으로도 충분하다. 더 걷고 싶다면 관광 안내에 오른 둘레길 3.82km나 성읍저수지까지 잇는 6.2km 길로 범위를 넓힌다.
10분 오르막 뒤 올레 1코스 능선, 두산봉
성산읍 시흥리와 구좌읍 종달리 경계, 제주올레 1코스를 걸으면 처음 만나는 오름이 두산봉이다. 주변 오름에 밀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봉우리지만, 올레를 걷는 사람에게는 1코스의 첫 오르막이다.
올레는 큰길에서 집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이르는 제주 말이다. 언론인 서명숙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얻어 2007년 9월 처음 연 길이 1코스다. 지금은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관리하는, 섬 둘레를 한 바퀴 잇는 올레길의 첫 구간이다. 시작점 시흥초등학교에서 1.8km 지점이 말미오름이다.
이름은 둘이다. 몸집이 큰 산이라 두산봉, 말을 많이 놓아 먹이던 곳이라 말미오름이라 부르고, 올레 1코스 안내에는 말미오름이라는 이름이 오른다.
응회환으로 된 수중 분화구 안쪽에 작은 봉우리인 분석구가 다시 솟은 이중 화산체로, 마을에서는 이 분석구를 알오름이라 부른다. 응회환은 마그마가 물과 만나 터지면서 화산재가 고리 모양으로 쌓인 지형이다. 능선에서 건너다보이는 성산일출봉도 물속 분출로 쌓인 응회구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름을 올린다.
정상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 4곳 가운데 오르는 시간이 가장 짧다. 짧은 오르막을 지나면 정상 능선을 따라 동쪽으로 내리막이 이어진다. 한쪽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다른 쪽으로는 제주 남동부 들판이 펼쳐진다. 이 능선길이 광치기해변까지 15.1km를 잇는 올레 1코스에서 손꼽히는 구간이다.


능선 곳곳에는 전망대가 있다. 거기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 섭지코지 자리가 하나하나 가늠되고, 동쪽 바다가 넓게 트여 해돋이를 보기에도 알맞다.
올레 1코스를 걷는 날이라면 따로 들를 것 없이 코스 초반에 이 능선을 지난다. 따로 찾는 날이라면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10분 안쪽이라, 내려오는 길까지 더해도 30분 남짓 빈 일정에 넣을 만하다. 능선 산책과 오가는 길은 그 시간 밖이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산6
- 운영
- 상시 개방
- 요금
- 무료
- 휴무
- 연중무휴
- 문의
- 064-740-6000(제주관광정보센터)
- 가는 길
- 탐방로 입구에서 정상부까지 걸어서 30분쯤, 정상부 화구 둘레길 1.5km
-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66-2
- 운영
- 출입이 통제될 수 있어 방문 전 문의
- 주차
- 가능
- 문의
- 064-740-6000(제주관광정보센터)
- 가는 길
- 비밀의 숲(구좌읍 비자림로 1741-212) 옆 오솔길로 들어가 등산로 입구, 정상까지 15분쯤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18-1
- 운영
- 상시 개방
- 요금
- 무료
- 휴무
- 연중무휴
- 주차
- 가능
- 문의
- 064-760-4413(표선면사무소)
- 가는 길
- 성읍민속마을 북쪽. 동쪽 탐방로로만 오르며, 탐방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15분쯤
- 코스
- 관광 안내 기준 정상길 약 2.3km(40분), 둘레길 약 3.82km(1시간 10분), 성읍저수지길 약 6.2km(1시간 40분)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산1-5
- 운영
- 상시 개방(관광 안내상 출입이 통제될 수 있어 방문 전 문의)
- 요금
- 무료
- 주차
- 가능
- 문의
- 064-782-3180(시흥리사무소), 제주올레 1코스 064-762-2190(제주올레)
- 가는 길
- 제주올레 1코스 시작점 시흥초등학교(시흥리 정류장, 시흥상동로 113 일대)에서 1.8km. 오름 입구에서 정상까지 10분 안쪽
2026년 10월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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