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찍고,틀고,모으는 부산 9곳
영화의전당에서 시작해 〈변호인〉을 찍은 영도 흰여울 골목에서 끝난다.중간에 해운대와 광안리, 남포동을 지난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6일 개막한다. 공식 상영관은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센텀시티에 모였지만, 1996년 첫 영화제 때는 남포동 극장가에서 영화를 틀었다. 상영표에 빈칸이 생겼다면 극장 밖으로 나가 부산의 영화 풍경을 따라가 보자.
고른 기준은 셋이다. 영화를 찍은 곳, 영화제가 시작된 곳, 지금도 작품을 상영하고 자료를 모으는 곳.
센텀시티역에서 남포역까지는 지하철로 40분 안팎이고, 서면역에서 한 번 갈아탄다. 남포동과 영도는 하루를 따로 잡는 편이 낫다.
표 없이 볼 것도 많다, 영화의전당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은 빅루프라는 지붕이 덮고 있다. 이를 받친 원뿔 모양 건물이 더블콘이다. 빅루프는 더블콘에서 받침 없이 85m를 뻗어, 2011년 기네스 세계기록에 ‘가장 긴 캔틸레버 지붕’으로 올랐다.
더블콘 1층 벽에는 역대 영화제를 찾은 감독과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을 걸어 두었다. 3·4층 라이브러리는 자료 4만 8000여 종을 갖췄지만, 10월 7~14일에 여는 곳은 열람실뿐이다.

10월 7~11일 낮에는 야외극장 루프씨어터에서 야외무대인사가 열린다. 감독과 배우가 20분 안팎 관객 앞에 서는 자리로, 입장은 표 없이 선착순이다. 같은 야외극장에서 10월 7~14일 저녁 8시마다 여는 ‘오픈 시네마’는 예매가 필요하다. 첫날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룩백〉이다.
시네마운틴의 시네마테크와 비프힐의 인디플러스는 평소 고전·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제가 끝난 뒤에도 부산에 머문다면 두 관의 상영표가 쓸모 있다.
첫 개막식 자리에서 〈해운대〉 바다까지,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해운대해수욕장까지는 수영강을 따라 마린시티와 동백섬을 지나는 6km 가까운 길이다. 걸어서 1시간 20분쯤 걸린다.
수영강 하구의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30년 전 첫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자리다. 1996년 9월 13일이었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개막식을 연 해는 2010년이다. 지금은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재개발 공사 중이라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요트경기장 옆 마린시티 해안을 따라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더샵 아델리스까지 이어지는 800m가 ‘영화의 거리’다. 포스터 타일과 줄거리 동판은 관객 1000만 명을 넘긴 작품, 애니메이션, 해운대가 배경인 작품으로 나눠 놓았다. 산토리니 광장에는 황정민, 이병헌, 김혜수, 설경구 등 배우들이 핸드프린팅을 남겼다.
동백공원 주차장 옆 방파제에서는 〈도둑들〉(2012)의 경찰차 추락과 추격 장면을 촬영했다. 극 중 배경은 마카오다.
동백섬을 돌아 나오면 해운대해수욕장이다. 피서객으로 붐비는 이 백사장을 지진해일이 덮치는 〈해운대〉(2009)는 관객 1145만 명을 모았다.

〈블랙 팬서〉 추격 장면을 촬영한 다리, 광안대교
해운대에서 광안리까지는 지하철 2호선으로 이어진다. 광안리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는 〈블랙 팬서〉(2018) 자동차 추격 장면의 배경이다. 2017년 3월 촬영 때는 이틀 밤 동안 양방향 통행을 통제했다. 부산영상위원회 집계로는 2026년 상반기 부산에서 가장 많이 촬영한 곳도 광안리와 광안대교였다.
토요일 저녁에는 광안리 앞바다에서 드론 라이트쇼가 열린다. 영화제 기간의 토요일은 10월 10일 하루이고, 공연 일정은 날씨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광안대교를 마주 보기 좋은 자리는 이기대 해안산책로의 어울마당이다. 〈해운대〉를 촬영한 곳으로, 계단식 스탠드에서는 다리 너머로 마린시티와 엘시티가 보인다. 입구 동생말에서 어울마당까지 흔들다리와 해식동굴, 해녀막사를 지나는 길은 오르내림이 많고, 중간에 물을 살 곳이 없다.
〈친구〉와 〈블랙 팬서〉의 촬영지, 자갈치시장
광안대교에서 끝나는 〈블랙 팬서〉의 추격 장면은 자갈치시장에서 시작한다. 차량 추격은 실제 도로에서 찍었다. 다만 지하 카지노 입구가 숨은 시장 골목은 미국 애틀랜타에 자갈치시장 800피트(약 240m)를 본떠 세트로 지었다.
제작진이 부산 촬영에 동원한 차량은 150여 대, 배우와 보조 출연자는 700여 명이다. 영화에서 부산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모두 합쳐 13분이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2001)도 이 시장과 영도대교 등에서 촬영됐다. 영화 속 시장에 가까운 풍경은 현대식 건물이 아니라 바닷가를 따라 좌판이 늘어선 골목 쪽이다. 건물 안에서는 1층 수조에서 횟감을 고르면 위층 식당에서 상을 차려 준다.

영화제가 처음 열린 극장가, 비프광장
자갈치시장 맞은편, 큰길 건너가 비프광장이다. 1996년 첫 영화제 상영관이 몰려 있던 남포동 극장가로, 처음 이름은 PIFF광장이었다. 지금 이름의 BIFF는 2011년에 바뀐 영화제 영문 약칭이다.
광장 바닥에는 1998년 제3회 영화제부터 핸드프린팅 동판을 새겨 왔다. 2007년에는 그해 세상을 떠난 대만 감독 에드워드 양을 대신해 아들 숀 양이 핸드프린팅을 남겼다.

10월 8~11일에는 영화제가 남포동에서도 열린다. 비프광장과 메가박스 부산극장 등에서 여는 커뮤니티비프다. 모두 69편 가운데 26편은 관객이 영화제 기획에 참여하는 프로그램 ‘리퀘스트시네마: 신청하는 영화관’에서 상영한다. 광장 야외 스크린에는 8일 〈정글스토리〉(1996), 9일 〈각설탕〉(2006), 10일 〈오빠생각〉(2016)이 무료로 걸린다.
광장 북쪽은 국제시장이다. 〈국제시장〉(2014)에서 덕수(황정민)의 고모가 꾸리던 ‘꽃분이네’는 이 시장의 실제 점포에서 찍었다.
원도심의 독립·예술영화관, 모퉁이극장
영화제 상영작이 아닌 작품을 남포동에서 한 편 더 보고 싶다면 모퉁이극장이 있다. 국제시장과 같은 신창동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에 자리한 72석 극장으로, 멀티플렉스에서 보기 어려운 독립·예술영화와 고전을 주로 건다.
2012년 중앙동 40계단 근처에서 시작해 2020년 이 건물 3층으로 옮겼다. 관객이 영화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활동을 꾸리는 ‘관객 문화 운동’을 해 온 곳이다.
같은 3층에는 영화 굿즈 가게 ‘금지옥엽’과 부산청년문화공간 ‘청년작당소’도 있고, 2층은 부산은행 갤러리와 카페다. 상영 일정과 쉬는 날은 예매 사이트 디트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 홍영철이 모은 영화 자료 9만 점,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이 들어선 동광동은 1924년 영화사 조선키네마주식회사가 문을 연 동네다. 박물관 1층 전시 ‘홍영철의 유산, 부산영화를 담다’는 개항 무렵부터 국제 영화도시가 된 지금까지 부산 영화의 흐름을 한자리에 모았다.
바탕은 고 홍영철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의 수집품이다. 1971년부터 모은 시나리오와 영화잡지, 극장 자료, 필름, 전단, 포스터가 분류된 것만 약 9만 점에 이른다.
2025년 5월 2층에 문을 연 ‘씨네뮤지엄 부산’은 옛 영화 장면을 재현한 공간과 미디어아트로 꾸민 전시관이고, 입장권은 따로 판다. 3·4층은 크로마키 촬영관과 타임슬라이스 촬영관에서 관람객이 영화 장면을 직접 찍어 보는 공간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3·4층부터 둘러보는 편이 좋다.
〈범죄와의 전쟁〉과 〈신세계〉 속 중국집, 화국반점
중앙역 근처 화국반점은 간짜장 면 위에 흰자는 바삭하게, 노른자는 반숙으로 익힌 달걀프라이를 얹어 낸다. 부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노른자를 터뜨려 짜장에 비벼 먹는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에서 최익현(최민식)이 김판호(조진웅)를 안심시키는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신세계〉(2013)에서는 정청(황정민)의 조직원들과 이자성(이정재)이 이 식당에서 잔을 부딪친다.
홀 곳곳에 빛바랜 메뉴판과 중국풍 걸개가 걸렸고, 벽에는 이곳을 다녀간 배우들의 사인이 남아 있다. 〈신세계〉에서 이자성 뒤로 보이던 장식품도 그대로다.
〈변호인〉과 〈범죄와의 전쟁〉을 찍은 골목, 흰여울문화마을
영도대교 건너 영도 서쪽 바닷가 절벽 위에는 작은 집들이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6·25전쟁 때 피란민들이 비탈에 집을 지으며 생긴 흰여울문화마을이다. 마을 입구의 흰여울 안내센터(영화기록관)는 이 마을이 등장하는 작품을 소개하고 상영하는 곳이다.
〈변호인〉(2013)에서 송우석(송강호)이 찾아간 진우(임시완)의 집을 이 마을에서 촬영했다. 〈범죄와의 전쟁〉의 최익현 집 바깥 장면도 이 골목에서 찍었다. 골목 한쪽에는 ‘영화 변호인 촬영지’ 표지판을 달아 두었다.

집과 집이 맞닿은 주거지 골목이라 영도구는 늦은 시간 방문을 삼가 달라고 당부한다. 노을은 골목 대신 마을 위 절영로의 흰여울전망대에서 보는 편이 좋다. 영화제 기간에는 오후 6시 전후에 해가 진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20
- 운영
- 야외무대인사 10월 7~11일 11:00~16:50 사이, 오픈 시네마 10월 7~14일 20:00, 라이브러리 10월 7~14일 10:00~19:00(열람실만)
- 휴무
- 라이브러리 10월 6일·15일·16일
- 요금
- 라이브러리 무료, 야외무대인사 무료(선착순)
- 예약
- 오픈 시네마와 영화제 상영작은 부산국제영화제 누리집(biff.kr)
- 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
- 문의
- 051-780-6000
- 운영
- 상시 개방
- 요금
- 무료
- 가는 길
- 영화의전당에서 수영강을 따라 걸어서
- 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
- 운영
- 드론 라이트쇼 매주 토요일 19:00·21:00(10~2월), 날씨에 따라 바뀔 수 있음
- 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광안역
- 가는 길
- 광안리해수욕장 서쪽 끝 남천동에서 바닷가 길을 따라 입구 동생말까지, 어울마당은 동생말에서 흔들다리·해식동굴·해녀막사를 지나서
- 가는 길
-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
- 주소
- 부산 중구 비프광장로 36(메가박스 부산극장)
- 운영
- 커뮤니티비프 10월 8~11일, 광장 야외상영 8일 18:40·9일 13:40·10일 15:40
- 요금
- 커뮤니티비프 일반 상영 1만 원, 광장 야외상영 무료(선착순)
- 예약
- biff.kr, 현장 판매는 메가박스 부산극장 4층(10월 8~11일 09:30~20:00)
- 주소
- 부산 중구 광복중앙로 13 3층
- 예약
- 디트릭스(dtryx.com) 또는 현장
- 주소
- 부산 중구 대청로126번길 12
- 운영
- 10:00~18:00(입장 마감 17:00)
- 휴무
- 월요일(공휴일이면 다음 날),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 요금
- 성인 박물관 1만 원, 씨네뮤지엄 1만 원, 통합권 1만 4000원
- 문의
- 051-715-4200
- 주소
- 부산 중구 백산길 3
- 문의
- 051-245-5305
- 주소
- 부산 영도구 절영로 194(흰여울 안내센터)
- 운영
- 흰여울 안내센터(영화기록관) 10:00~18:00
- 휴무
- 안내센터 1월 1일, 설·추석 당일
- 요금
- 무료
- 가는 길
- 시내버스 7·71·508번 등, 흰여울문화마을 정류장
- 문의
- 영도문화원 051-403-1861
2026년 10월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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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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