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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는 다니엘 리베스킨트. 2013년 2월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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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3시간을 보냈다,파크 하얏트 부산

결론부터, 광안대교 하나로 1박의 이유는 충분했다.고층 오션뷰 객실부터 라운지, 조식, 수영장까지 호텔 안에서만 하루를 보냈다.

노을에디터 노을
지역
부산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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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

꼬박 세 시간을 창가 테이블에 앉아만 있었다. 체크인 후 객실에 들어간 직후부터, 저녁 먹을 때까지.

그렇지. 부산에 바다 보이는 호텔이야 많다. 그래도 광안대교 전망을 볼 수 있는 곳 중에 고르자면, 나는 파크 하얏트 부산을 택하겠다. 달랑 광안대교 하나만 보이는 것보다야,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풍경을 보는 게 더 좋으니까.

[15:00] 체크인은 건물 꼭대기에서

파크 하얏트 부산은 해운대 마린시티의 고층 단지에 선, 33층짜리 타워다. 설계는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맡았다. 곡선으로 휘어 오른 외관을 두고 하얏트는 바다의 물결과 부산의 시화인 동백꽃을 형상화했다고 소개한다. 지어진 지는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부산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로비는 30층에 있다. 가장 멋진 공간에서 손님을 맞겠다는 파크 하얏트 부산의 생각이 담긴 동선이다. 1층에서 곧장 30층까지 올라가는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이 공간의 품격이 느껴진다. 한옥의 문창살을 엘리베이터 인테리어 요소로 삼은 것이 인상적이다.

한국적인 장치는 엘리베이터에서 끝나지 않는다. 실내는 일본 디자인 회사 슈퍼 포테이토가 꾸몄는데, 원목과 자연석을 바탕에 깔고 옛 살림집에서 가져온 벽돌과 기와, 나무 들보를 곳곳에 섞었다. 문을 연 지 13년이 지난 지금도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결이 거친 나무 벽에는 수레바퀴를 걸었고, 테이블 사이를 나누는 선반에는 백자 병과 항아리를 빼곡히 채웠다.

옛 살림집에서 가져온 자재와 살림살이를 실내 곳곳에 섞었다
옛 살림집에서 가져온 자재와 살림살이를 실내 곳곳에 섞었다

그렇다고 한국적인 것을 요란하게 내세우지는 않는다. 글로벌 브랜드 호텔의 세련된 공간 사이에 슬쩍 숨겨 두었을 뿐이다. 찾는 사람 눈에만 띄게. 우아하다.

[15:00~18:00] 창가 테이블에서 보낸 3시간

객실 문을 열자마자 창가로 직행했다. 창 너머로 광안대교가 보였다. 부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 바로 그 다리다. 2003년 광안리 앞바다에 놓인 뒤로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영화 〈블랙 팬서〉⁠의 추격전도, 해마다 가을 밤하늘을 채우는 부산불꽃축제도 이 다리를 무대로 삼았다.

그 다리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봤다. 바다를 보고, 다리를 보고, 깜빡 졸기도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게 좋았다. 카메라를 든 건 오후 5시 40분쯤, 해가 광안대교 너머 산 뒤로 넘어갈 때뿐이다.

17~26층 하이 플로어 객실. 넓이는 41㎡다
17~26층 하이 플로어 객실. 넓이는 41㎡다

침대에 누워도 광안대교는 그대로 보였다. 같은 오션뷰라도 고층을 따로 파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묵은 방은 17~26층에 있는 하이 플로어 객실로, 넓이는 41㎡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통창을 냈고, 욕실에는 욕조와 레인 샤워 부스를 따로 뒀다. 욕조 앞에는 TV를 달았고, 어메니티는 르라보 제품을 쓴다.

오션뷰 객실은 6~16층 일반과 17~26층 하이 플로어로 나뉜다. 넓이는 같으니 고르는 기준은 높이 하나다.

그 위층부터는 급이 달라진다. 전체 269실 가운데 69실이 스위트다. 27층에는 광안대교의 별명을 딴 155㎡ 다이아몬드 브리지 스위트가, 29층에는 198㎡ 프레지덴셜 스위트가 있다. 이 호텔이 무엇을 파는지는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는 셈이다.

[18:30] 저녁은 30층 포차에서

노을까지 다 보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향한 곳은 30층 라운지. 창가 자리에 앉았을 땐 광안대교에 벌써 불이 들어와 있었다. 오후에는 애프터눈 티를 내는 이곳이 저녁 6시부터는 ‘파크포차’로 바뀐다. 포장마차 음식을 특급 호텔에서 먹는 셈이다.

랍스터 떡볶이와 조개 술찜을 시키고, 술은 울산 울주군 복순도가의 9도짜리 찹쌀 탁주로 골랐다. 포차 메뉴에 막걸리, 그것도 30층에서. 반칙이다.

떡볶이에는 랍스터 꼬리와 새우, 치즈떡이 들어가고, 조개 술찜은 중합과 모시조개를 청주에 쪄 낸다. 술찜에 딸려 나온 구운 빵을 국물에 찍어 먹다가, 결국 스테이크 육전 한 접시를 더 시켰다. 호주산 소고기로 부친 육전에 캐비아와 제철 나물을 곁들인다. 그날 저녁은 거기서 오래 머물렀다.

파크포차는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30층 라운지에서 연다
파크포차는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30층 라운지에서 연다

포차 대신 제대로 차려 먹고 싶은 날이라면 32층 다이닝룸으로 가면 된다. 한국 전통 가옥의 요소를 들여 꾸민 스테이크 & 시푸드 그릴 레스토랑으로, 오픈 키친을 두고 저녁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문을 연다.

이번 가을 대표 디너는 6코스짜리 세트다. 다시마에 재운 모둠 회로 시작해 버섯 카르파초, 프렌치 어니언 수프를 거쳐 숯불에 구운 킹크랩 다리가 나온다. 메인 스테이크는 안심과 등심, 양갈비 가운데 고르고, 마지막에는 무화과를 곁들인 다크 초콜릿 디저트가 나온다. 11월 7일에는 이용할 수 없다. 불꽃축제 날이어서다.

다이닝룸 숙성고에서는 토마호크를 뼈째 숙성한다. 고기에 진심이라면 21일 동안 건조 숙성한 티본 스테이크 세트도 있다. 블랙 트러플을 올린 소고기 타르타르와 가을 버섯 수프가 앞에 나오고, 2명이나 4명이 함께 주문해야 한다. 와인 페어링도 붙일 수 있다. 31층 이탈리안 레스토랑 리빙룸은 지금 리모델링 중이라 이번 선택지에서는 빠진다.

다이닝룸 숙성고. 꼬리표에 숙성을 시작한 날짜와 무게를 적어 둔다
다이닝룸 숙성고. 꼬리표에 숙성을 시작한 날짜와 무게를 적어 둔다

밤 9시 반, 방으로 돌아와 다시 창가에 앉았다. 객실 창은 밤에도 쓸모가 있다.

해가 지면 광안대교에 불이 켜지는데, 부산시가 2025년 11월 12년 만에 경관조명을 새로 바꾸면서 움직이는 빛까지 더했다. 가장 탐나는 날은 11월 7일 토요일이다. 제21회 부산불꽃축제가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일대에서 열린다. 광안대교가 보이는 방을 잡았다면 인파 속 자리싸움은 남의 일이다.

[06:30] 조식은 문 열자마자

다음 날 오전 6시 30분, 32층 다이닝룸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갔다. 그렇다, 오픈런이다. 조식당이 크지 않아서, 원하는 자리에 여유 있게 앉으려면 문 여는 시간을 노리는 게 답이다. 덕분에 바다가 보이는 자리를 차지했다.

호텔을 다니며 혼자 만들어 쓰는 잣대가 하나 있다. 이름하여 ‘베이컨 & 크루아상 지수’. 어디서 인정받은 기준은 아니니, 말하자면 돌팔이 지수다. 딱 그 둘만 보고 10점 만점으로 매긴다. 베이컨은 굽기를 여러 가지로 골라 먹을 수 있어야 하고, 크루아상은 갓 구워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고 고소해야 한다.

여기는 7점을 줬다. 낮다고? 여태껏 경험한 국내 호텔 조식에는 3점 이상을 주기가 힘들었다. 그러니 7점이면 높은 점수다.

한식은 꼭 먹어 볼 것. 양식도 고루 갖췄지만, 이 호텔에서는 한식 쪽이 더 기억에 남는다. 식사를 마칠 즈음 창밖 광안대교에 아침 햇볕이 닿았다.

[09:00] 수영장엔 수영모자부터

오전 9시, 4층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길이 20m, 화강암으로 만든 실내 수영장이다. 이용객이 적어 한결 여유로웠다.

통유리창 너머로 바다가 보이고, 수영장 안에도 한국적인 장식을 들였다. 관리는 최상급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4층 실내 수영장. 길이는 20m, 수영모자를 써야 들어갈 수 있다
4층 실내 수영장. 길이는 20m, 수영모자를 써야 들어갈 수 있다

단, 수영모자는 필수다. 깜빡했다면 호텔에서 살 수 있다. 같은 층의 건식⁠·습식 사우나는 1인 1회 5만 5000원의 이용료를 따로 받는다.

한 층 아래 3층은 오셀라스 스파다. 커플룸 2개를 포함해 트리트먼트 룸이 7개 있고,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유기농 제품과 자연에서 얻은 돌, 허브를 쓴다. 주말에는 물 위에 누워 싱잉볼 진동에 맞춰 명상하는 ‘사운드젠 만트라’와, 아로마 오일을 곁들인 아침 필라테스 ‘젠센트 필라테스’를 연다. 5층 피트니스는 이탈리아 테크노짐 기구로 채웠고, 따로 쓰는 프라이빗 스튜디오도 있다.

[11:00] 체크아웃, 그리고 1층 파티세리

오전 11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바로 돌아서기 아쉽다면 1층 파티세리부터 들르자. 나무 진열장에는 치아바타와 크랜베리 호두 바게트, 크루아상, 뺑 오 쇼콜라를 한 봉지씩 담아 두었다. 호텔에서 직접 굽는 빵이다.

진열장 뒤편 유리 쇼케이스는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 파리의 자리다. 마카롱과 초콜릿을 판다. 부산에서 피에르 에르메를 살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다.

부산에서 피에르 에르메 파리를 살 수 있는 곳은 1층 파티세리뿐이다
부산에서 피에르 에르메 파리를 살 수 있는 곳은 1층 파티세리뿐이다

같은 1층에 와인 & 플라워 숍도 있다. 호텔 소믈리에가 고른 술과 플로리스트가 만든 꽃을 판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에 문을 연다. 부산 기념품이 소믈리에가 골라 준 한 병이라면, 그것도 꽤 근사하다.

호텔 문을 나서면 바로 해운대 영화의 거리가 시작된다. 마린시티 해안을 따라 더샵 아델리스까지 걷는 800m 길이다. 1000만 관객이 든 작품과 해운대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를 소개하는 전시물이 이어지고, 산토리니 광장에서는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을 볼 수 있다. 몸이 근질거린다면 방파제를 따라 동백섬까지 이어 걸어도 좋다. 운동 삼아 다녀올 만한 거리다.

그래서, 이런 여행에 맞는다

돌이켜 보니 하루 일정이 전부 호텔 안이었다. 그런데도 아쉬운 게 없었다. 직원들의 친절에서까지 럭셔리가 묻어나는 곳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이곳은 호텔 안에서 하루를 다 쓰려는 사람에게 맞는다. 해운대해수욕장이 목적이라면 위치의 장점이 덜하다. 예약할 땐 ‘오션뷰’라는 말만 보지 말고 17~26층 하이 플로어인지 꼭 확인할 것. 전기차로 온다면 반가운 소식도 하나 있다. 주차장에 충전기를 갖췄다.

체크아웃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 창가 테이블이 자꾸 생각난다.

이 기사에 나온 곳

파크 하얏트 부산PLACE
주소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1로 51
체크인
15:00, 체크아웃 11:00
조식
다이닝룸(32층) 06:30~10:30
라운지
30층 10:00~22:00, 파크포차 18:00~22:00
다이닝룸 디너
32층 17:30~22:00
수영장
4층 06:00~22:00(11:00~12:00 휴장), 토요일은 21:00까지. 수영모자 필수
스파
오셀라스 스파(3층) 10:00~22:00
파티세리
1층 09:00~20:00
와인 & 플라워 숍
1층 수~일요일 11:00~20:00
주차
발레파킹⁠·셀프 주차, 전기차 충전기
문의
051-990-1234
해운대 영화의 거리PLACE
가는 길
파크 하얏트 부산 앞에서 시작해 마린시티 해안을 따라 800m
요금
무료

2026년 10월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노을
에디터 노을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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