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에서 역까지 11.8km,가와라 올레
후쿠오카현 가와라의 규슈올레 지쿠호-가와라 코스는 JR 사이도쇼역에서 시작해 가와라역에서 끝난다.기찻길을 여러 번 건너는 11.8km를 거리 순서대로 따라갔다.

2018년 봄, 후쿠오카현 가와라(香春)에 규슈올레 21번째 코스인 지쿠호-가와라 코스가 문을 열었다. 그해 걸은 길 가운데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코스다. 시작점과 종점이 모두 기차역이다.
출발은 JR 히타히코산선 사이도쇼역(採銅所駅)이다. 역 건물은 1915년 문을 열 때 지은 것으로, 문화재로 지정됐다. 역 이름 한자를 풀면 ‘구리를 캐는 곳’이다.
고쿠라역에서 다가와고토지역 방면 히타히코산선을 타면 사이도쇼역에 내린다. 코스는 전체 11.8km로 4~5시간 걸리고, 난이도는 중급이다. 종점 가와라역도 같은 노선 역이라 걷고 나서 기차로 돌아가기 편하다.
역을 나와 마을을 지나면 논밭 사이로 굽이굽이 임도가 이어진다. 길은 조금씩 높아지고, 돌아보면 등 뒤로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오르막이 계속되다 본격적으로 산에 들어선다. 초반부터 힘이 빠지지만 겁먹지 않아도 된다. 이 산만 넘으면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출발 1.8km 지점, 야야마 언덕이 이 코스의 처음이자 마지막 고비다. 삼나무 숲과 대나무 숲이 연달아 나오고, 나무 사이로 햇볕이 든다. 마을 바로 뒤에 이렇게 우거진 숲이 있다는 게 뜻밖이었다.
시작점과 종점이 모두 기차역이다.
숲을 지나 비탈을 내려오면 다시 마을이고, 너른 들판이 곁에 펼쳐진다. 인적은 드물다. 대신 앞이 탁 트여 걷기가 힘들지 않고, 이따금 마주치는 주민들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시골 마을 횡단보도를 몇 번씩 건넌다. 봄이면 길가에 동백과 벚꽃, 매화, 들꽃이 핀다.
길은 자주 철로를 건넌다. 그래서 기차와 마주칠 때가 많다. 코스 시작점 사이도쇼역과 종점 가와라역을 오가는 JR 히타히코산선 기차다. 8.2km 지점에는 60척 철교가 있다. 기차 시각을 미리 알아 두면 철로 옆에서 달리는 기차를 기다려 볼 만하다.
그 뒤로는 마을과 마을 뒤 숲이 번갈아 나온다. 숲을 지나면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는 식이다. 크게 눈에 띄는 풍경은 없지만, 마을길도 숲길도 걷는 내내 편안했다.
9.5km 지점에는 모토코간지(元光願寺)의 큰 녹나무가 있다. 이 무렵 길가에는 마을 사람들이 아끼는, 수백 년은 됐을 법한 나무가 그늘을 드리운다. 나무 곁 계단에 앉아 쉬어 가자. 계단 끝에 오르면 가와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10.6km 지점에서 마지막으로 만나는 신사가 가와라신사(香春神社)다. 신사 역사는 한국의 삼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신라 사람이 이곳까지 건너와 제련 기술을 전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신사는 그 사람을 신으로 모시기도 한다.
신사를 지나 1.2km를 더 가면 종점 가와라역이다. 역에 닿았을 때 길에서 봤던 낡은 기차가 마침 들어왔다. 가와라역에서는 기타큐슈와 후쿠오카로 나가는 기차를 탈 수 있다. 서두를 일정이 아니라면 가와라에서 하룻밤 묵어 가는 것도 방법이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길이
- 11.8km, 4~5시간
- 난이도
- 중급
- 시작·종점
- JR 사이도쇼역 → JR 가와라역
- 가는 길
- 고쿠라역에서 JR 히타히코산선(다가와고토지역 방면)으로 사이도쇼역까지
- 문의
- 가와라마치사무소 산업진흥과 0947-32-8406, 가와라마치관광협회 0947-85-8035
2018년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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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라,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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