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위에 떠서 마사지를 받았다,제주 WE호텔
한라산 해발 350m 숲속 헬스리조트 WE호텔 제주에서 물 위에 몸을 띄우고, 입구 찻집 회수다옥에서 제주 차를 마셨다.
2025년 12월, 1100도로를 따라 한라산 중산간으로 올라갔다. 제주 시내를 벗어나자 도로 양옆이 숲으로 바뀌었다. 해발 350m, 숲 사이 진입로 끝에 WE호텔 제주가 있다.
5성급 호텔에 병원을 더한, WE호텔 제주
WE호텔 제주는 2014년에 문을 연 국내 첫 헬스리조트다. 5성급 호텔에 한라의료재단 WE병원의 의료 서비스를 더했다. 약 21만 제곱미터의 숲에 둘러싸인 객실은 103개다.

이 호텔은 물로도 이름났다. 지하 2000m 화산지층에서 끌어올린 천연 화산 암반수를 쓴다. 바나듐, 셀레늄, 중탄산, 크롬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자원연구소의 수질 인증도 받았다. 호텔 모든 시설에 이 물을 아끼지 않고 쓴다.
체크인하고 바로 물속으로, 해암 하이드로
체크인을 마치고 가장 먼저 웰니스센터로 갔다. 대표 프로그램 ‘해암 하이드로’를 받기 위해서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메디테이션 풀에 들어가니 돔 공간이 나왔다. 어머니의 자궁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물 온도는 34~37도, 체온과 비슷하다. 발을 담그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다. 부유기를 차고 물 위에 뜨자 수중 스피커에서 잔잔한 음악이 나왔다. 눈을 감았다.
테라피스트가 어깨와 목을 풀어 주고, 물에 뜬 채로 스트레칭과 지압을 이어 간다. 물 위에 떠서 받는 스트레칭과 지압은 뭍에서 받는 마사지와 감각이 전혀 다르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니 온몸이 나른했다.
물 위에 떠서 받는 스트레칭과 지압은 뭍에서 받는 마사지와 감각이 전혀 다르다.
서두르지 말고 숲으로, 도래숲과 해암숲
다음 일정을 서두르기보다 호텔 안 숲길을 걷기로 했다. 제주 원시림을 그대로 둔 ‘도래숲’과 걷기 좋게 다듬은 ‘해암숲’이 있다. 편백나무 군락에 들어서면 피톤치드 향이 짙어지고, 동백나무 사이 오솔길로 길이 이어진다. 들리는 건 새소리뿐이었다.

투숙객은 ‘숲에서’, ‘아침깨움요가’, ‘크리스털 싱잉볼’ 등 웰니스 프로그램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저녁은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다채’에서 먹었다. 제주에서 난 계절 식재료로 만든 한식 코스가 차례로 나왔고, 간이 자극적이지 않았다. 호텔 밖에서 먹고 싶다면 한우를 내는 우화 서귀포점, 갈치조림을 내는 중문갈치노릇이 있다.
30년 넘은 구옥의 찻집, 회수다옥
다음 날 아침에는 호텔 입구의 찻집 회수다옥에 들렀다. 회수동은 예부터 ‘물이 돌아 흐른다’는 뜻의 ‘도래물’로 불린, 물 맑기로 이름난 마을이다. 회수다옥은 이 마을의 30년 넘은 구옥을 고쳐 문을 연 제주 로컬 티하우스다. 안에는 은은한 향이 돌고, 창으로 햇살이 들었다.

시그니처 메뉴 ‘프리미엄 티 맡김차림’을 주문했다. 팽주가 제주 유기농 잎차와 꽃차를 직접 우려 차례로 내준다. 첫 잔에서는 꽃향이 났다. 녹차 양갱, 오메기떡, 감귤 정과 등 제철 다식이 곁들여 나오는데, 제주 화산토로 빚은 전통 옹기에 담겨 있다.

팽주의 설명을 들으며 한 잔씩 천천히 마셨다.

회수다옥은 2024년 제주 웰니스 관광지로 뽑혔고, 2025년에는 제주관광공사 MICE 관광상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분화구는 둘 다 있다, 한라산과 금오름
일정이 넉넉하다면 한라산 등산을 넣자. 다만 1월의 한라산은 눈이 쌓이고 길이 얼어 난도가 높아지니 코스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관음사 코스는 왕복 8~9시간이 걸린다. 대신 정상에 서면 눈 덮인 백록담이 보인다. 탐방은 사전 예약이 필수고, 당일에는 QR코드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입장이 수월하다. 정상까지 다녀올 생각이라면 하루를 통째로 등반에 쓰는 게 현실적이다.

정상까지는 부담스럽다면 금오름이 있다. 1100도로 가까이에 있는 해발 427m 오름으로, 정상까지 10~20분이면 오른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올라가면 원형 분화구가 나온다. 해 질 녘에 가면 노을빛이 드는 중산간 풍경을 볼 수 있고, 능선을 한 바퀴 돌며 사진을 찍기 좋다.
하루 코스라면 해암 하이드로, 회수다옥, 금오름 순서로 움직이면 된다. 1박 2일이라면 첫날 체크인 뒤 숲을 걷고 해암 하이드로와 회수다옥을 들르자. 둘째 날은 이른 아침 관음사 코스로 백록담을 다녀와 호텔 사우나에서 쉬고 공항으로 가면 된다. 미술관을 더하고 싶다면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본태박물관, 유민미술관, 글라스하우스가 있다. 노출 콘크리트 건물 안으로 제주의 빛이 드는 공간들이다.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는 하루 약 80회 비행기가 뜨고 1시간 10분쯤 걸린다. 차로 간다면 제주국제공항에서 평화로(1135번 도로)를 타고 서귀포 방면으로 40분쯤 달린 뒤 1100도로로 들어선다. 대중교통이라면 제주공항에서 600번 급행버스를 타고 중문관광단지 방면에서 내려 택시로 갈아타자.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행 버스를 타면 약 50분 걸린다. 겨울에 날씨가 나쁘면 평화로나 516도로로 돌아가는 편이 안전하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1100로 453-95
- 문의
- 064-730-1200
- 참고
- 웰니스센터 064-730-1462
- 문의
- 064-739-2794
- 참고
- WE호텔 제주 입구
- 문의
- 064-713-9950
- 참고
- 탐방 사전 예약 필수, 관음사 코스 왕복 약 8~9시간
- 문의
- 064-792-8108
2025년 12월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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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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