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판 없는 빵집부터 책방까지,강화도에서 쉬는 법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 강화도에서 쉬어 가기 좋은 4곳을 골랐다.비건 빵집, 언덕 위 미술관, 산성 안 절, 시골집 책방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는 섬, 강화도에는 쉬어 가기 좋은 곳이 꽤 많다. 해협이 보이는 비건 빵집, 언덕 위 미술관, 산성 안의 오래된 절, 시골집을 고친 책방을 골랐다.
문제는 빵집과 책방에 큰 간판이 없다는 것. 주소를 찍고 가야 한다.
간판 대신 고인돌, 돌멘베이커리
강화도는 우리나라 섬 가운데 4번째로 크다. 경기 김포와는 폭 800m의 강화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본다. 해협 길이는 20km 남짓인데, 북쪽 월곶과 남쪽 황산도의 해수면 높이 차가 커서 물살이 빠르다.
서구 열강이 쳐들어온 역사가 남은 바다다. 그런데 이 해협을 조용히 내다볼 수 있는 곳이 해안도로 옆 빵집이다.
돌멘베이커리에는 간판이 없다. 대신 입구에 고인돌 조형물이 하나 있다.

식물성 재료로만 빵을 굽는 비건 빵집이다. 백밀가루, 백설탕, 우유, 달걀, 버터, 유전자변형식품(GMO),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 맛이 심심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곡물과 견과, 제철 식재료를 섞어 식감을 살리고, 단맛 대신 고소함을 남긴다.
눈여겨볼 건 강화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빵이다. 강화쑥, 노랑고구마, 마늘을 넣은 빵이 이 집 시그니처다. 쑥팥빵이 5200원, 강화속노랑고구마빵이 5000원, 쑥 볼빵빵이 6000원. 가볍게 먹을 수제 팥빵부터 한 끼가 되는 치아바타와 식빵까지 있다.
자리는 창가로 잡길 권한다. 강화해협을 내다보며 강화쑥 차를 곁들이면 된다. 메리골드 강화쑥 차와 강화인삼 차는 각각 7000원이다.

언덕 위인데 입구는 지하, 해든뮤지움
해든뮤지움은 강화의 숲과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 현대미술관이다. 2013년에 문을 열었고, 그해 한국건축가협회 ‘올해의 건축 베스트7’에 뽑혔다. 설계는 배대용 건축가. 자연 풍경을 해치지 않고 어우러지는 건물을 지어 달라는 설립자의 요청을 반영했다고 한다.
언덕 위 미술관인데 입구는 지하에 있다.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야 들어간다. 노출콘크리트 벽 사이를 지나면 입구에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 ‘HOPE’가 서 있다.

문을 열면 자연광이 드는 전시실이 나온다. 햇빛으로 작품의 색과 질감을 살리도록 만든 공간이다. 취재 당시엔 특별 기획전 《현대미술 거장들의 공명》이 열리고 있었다. 샤갈, 프랜시스 베이컨, 호안 미로, 페르난도 보테로, 프랭크 스텔라,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 요시토모 나라 등의 작품으로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 주는 전시였다.
전시실을 나오면 외벽을 거울로 마감한 미러가든이다. 이고르 미토라이의 〈이카루스의 토르소〉를 중심으로 넓고 한적한 정원이 이어진다. 정원 끝 천사의 날개 포토스폿에 서면 그 너머로 강화 바다가 보인다. 관람료는 성인 1만 5000원, 학생 7000원이다.

산성 문이 일주문, 전등사
정족산은 솥을 엎어 놓은 모양의 산이다. 단군이 세 아들에게 쌓게 했다는 삼랑성이 여기 있다.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토성을 석성으로 보강했고, 지금도 원형이 남아 있다. 이 삼랑성, 다른 이름으로 정족산성 안에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절 전등사가 있다.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 아도화상이 세운 절이다. 고려 시대에는 나라의 불교 행사를 치렀고, 조선 시대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사고를 관리한 왕실 종찰이었다. 1866년 병인양요 때는 양헌수 장군이 정족산성에서 프랑스군을 크게 물리쳤다. 전등사 스님들과 지역 의병이 함께 싸웠다고 전해진다.
절로 들어가는 문이 곧 산성의 문이다.
산성의 작은 아치형 문을 지나면 소나무 숲 사이로 아담하고 단정한 전각들이 나온다. 대웅보전을 비롯해 보물급 국가유산이 많아서 경내를 천천히 걷기만 해도 볼 것이 많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료는 없다.

경내 숲속에는 전통찻집 죽림다원이 있다. 조용한 실내에 넓은 창이 나 있고, 창밖은 온통 초록이다. 전등사까지 왔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자.

찾아야 나오는 책방, 국자와주걱
진강산과 마니산 사이, 넓은 들판 가운데로 좁게 난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책방이 나온다. 아니, 큰 간판이 없으니 찾아야 나온다. 옛 시골 가옥의 형태를 살리고 안채를 독립서점과 북스테이 공간으로 꾸민 국자와주걱이다.

국자와 주걱은 부엌에서 음식을 나누는 도구다. 책방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책으로 다양한 생각과 경험, 철학을 나누자는 뜻이다.
독립서점은 보통 책방지기 취향에 맞춘 특정 분야의 책을 들인다. 이곳 서가는 다르다. 사회 이슈와 철학, 신진 작가의 이야기가 분야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꽂혀 있다. 마을 주민이 부탁한 책을 들여놓는 일도 종종 있다고.

거실에 놓인 책은 누구나 둘러볼 수 있다. 읽기만 해도 되지만 한두 권쯤 사 오길 권한다. 책을 실컷 읽으며 하룻밤 묵고 싶다면 북스테이가 있다(1박에 1인 10만 원, 독채 30만 원). 뒷마당에서는 종종 북토크와 공연이 열리고, 일정은 국자와주걱 인스타그램에 올라온다.
밥은 강된장으로, 맛을담은강된장
끼니는 화도면의 맛을담은강된장에서 해결하면 된다. 강화의 논밭에서 난 재료로 밥상을 차리는 식당이다. 중심은 인공조미료 없이 만든 강된장.
뜨끈한 솥밥에 강된장을 살짝 얹고 채소에 싸 먹으면 된다. 장아찌와 제철 산채가 곁들여 나온다. 한우차돌 강된장과 한우육회비빔밥이 각각 1만 7000원이다.
동선은 돌멘베이커리에서 빵과 차로 시작해 해든뮤지움, 전등사를 거쳐 맛을담은강된장에서 밥을 먹고 국자와주걱으로 가는 순서를 권한다. 책방은 오후 6시에 문을 닫으니, 북스테이를 하지 않는다면 그 전에 도착하자.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인천 강화군 선원면 해안동로 1209
- 문의
- 070-4352-0179
- 메뉴
- 메리골드 강화쑥 차·강화인삼 차 각 7000원, 쑥팥빵 5200원, 강화속노랑고구마빵 5000원, 쑥 볼빵빵 6000원
- 참고
- 간판 없음, 입구의 고인돌 조형물이 표시
- 주소
- 인천 강화군 길상면 장흥로101번길 44
- 문의
- 032-937-6911
- 운영
- 10:00~18:00
- 휴무
- 매주 월요일(공휴일이면 개관)
- 요금
- 성인 1만 5000원, 학생 7000원
- 주소
- 인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 문의
- 032-937-0125
- 운영
- 09:00~17:30
- 요금
- 무료
- 주소
- 인천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 1164
- 문의
- 0507-1430-9396
- 운영
- 평일 10:00~19:30(라스트 오더 19:00), 주말 10:00~20:30(라스트 오더 20:00)
- 메뉴
- 한우차돌 강된장 1만 7000원, 한우육회비빔밥 1만 7000원
- 주소
- 인천 강화군 양도면 강화남로428번길 46-27
- 문의
- 010-2598-3947
- 운영
- 10:00~18:00
- 요금
- 북스테이 1박 1인 10만 원, 독채 30만 원
2025년 8월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Map / 지도에서 보기
강화, 여기예요
진하게 칠한 점이 이 기사에 나온 곳입니다.다른 점을 누르면 그 지역 기사가 나옵니다.
지도에서 점을 누르면 그 지역 기사가 나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