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갈레트 만들러경산 육동마을에 갔다
경산 용성면 분지의 육동마을에서 복숭아 갈레트 반죽을 배우고 미나리를 컵에 심었다.반곡지 왕버들과 경산시립박물관까지 함께 들른다.

경산시 용성면 남동쪽,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대종리·용전리·용천리·가척리 등 여섯 마을이 모여 산다. 그래서 이름이 육동(六洞)이다.
지도만 보고는 깊은 산골인 줄 알았다. 그런데 청도 운문 쪽 고갯길을 넘자 너른 들이 나왔다. 미나리, 복숭아, 포도가 이 분지의 3대 작물이다. 여름 육동마을을 중심으로, 가까운 반곡지와 경산시립박물관을 더했다.
폐교가 으뜸촌으로, 육동마을행복센터
8월 초, 그날 경산의 낮 최고기온은 34도였다. 육동마을행복센터에 도착하니 물놀이장에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40명이 와 있었다.
행복센터 자리는 1995년에 문을 닫은 옛 용강초등학교다. 주민들이 폐교를 고쳐 식당과 체험장, 숙소로 꾸몄다. 2012년부터 종합정비사업을 하며 지금 모습을 갖췄고, 농림축산식품부 농촌관광사업 등급 결정에서 체험·음식·숙박 세 부문 모두 1등급을 받아 ‘으뜸촌’이 됐다.
여름 육동은 물놀이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용료는 1만 원, 숙박 손님은 반값인 5000원이다. 8월 중순이 가장 붐빈다. 사무장은 6월 초부터 하루도 못 쉬었다고 했다.
숙소는 기반 구축 지원 사업으로 리모델링을 마친 지 열흘 남짓이었다. 주말이면 조용한 곳을 찾아 부산 등지에서 숙박 손님이 온다. 숙박하면 마당에 타프나 텐트를 치는 것도 무료다. 해가 지면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마을 뒤 하천에서는 다슬기가 잡힌다.
치대면 칼국수, 복숭아 갈레트
경산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복숭아 주산지다. 육동에도 복숭아와 샤인머스캣 밭이 많다. 체험장에서는 조합원들이 그날그날 가져다주는 마을 복숭아로 갈레트를 굽는다. 갈레트는 반죽을 접어 과일을 감싸 굽는 프랑스식 파이다.
밀가루에 소금 한 꼬집과 설탕을 섞고, 버터를 콩알 크기로 잘라 넣는다. 달걀을 풀어 반죽을 뭉치려 하자 사무장이 말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제비나 칼국수를 좋아해서 반죽을 치대려 하는데, 빵은 고슬고슬해야 부푼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 손에서는 결국 칼국수가 된다는 게 사무장의 농담이다.
어른들 손에서는 결국 칼국수가 된다는 게 사무장의 농담이다.
반죽을 지름 8cm쯤으로 동그랗게 펴고, 복숭아 조각을 올린 뒤 가장자리를 접어 감싼다. 노른자를 바르고 구우면 끝이다. 전 과정에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참가비는 1인 2만 원. 원래 3만 5000원을 받다가 많이 낮췄다고 한다. 8명 안팎이 모이면 진행하니 펜션 한 동을 빌린 가족이나 모임에 맞다. 자기 파이가 못생겼다며 강사용 파이를 탐내는 손님이 있어서, 예쁜 여분을 두세 개 미리 구워 둔다고 한다.
갓 구운 갈레트를 따뜻할 때 한 입 먹었다. 담백하고 단단한 반죽 사이로 익은 복숭아의 단맛이 배어 나왔다. 요즘 복숭아가 워낙 달아서 간은 따로 하지 않고 설탕만 살살 뿌린다고 한다.
컵에 심어 가는 육동미나리
육동을 전국에 알린 건 미나리다. 오염원이 없는 분지에서 맑은 지하수로 키우는 친환경 미나리로, 2005년 무렵부터 ‘육동미나리’라는 이름으로 출하한다. 주민들은 골프장이 들어오려는 것도 막았다. 미나리에 농약이 닿을까 봐서다.
미나리 철은 크리스마스 무렵 시작해 이듬해 3월 말까지 이어진다. 이때는 행복센터 식당에서 갓 벤 미나리를 삼겹살에 싸 먹으려는 손님이 주말마다 500명쯤 온다. 봄 미나리 철에는 경산 시티투어 버스도 마을에 들어온다.
여름에 간 나는 미나리 화분 만들기로 대신했다. 센터 카페에서 버려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컵에 미나리 모종을 심는 프로그램이다. 노랗게 뜬 잎을 골라내고 초록 모종만 눌러 심으면 끝이다. 집에서 키우다 자라면 잘라 먹고, 밑동에서 다시 올라오면 또 잘라 먹는다. 참가비는 8000원이다.
4월만 명소일까? 반곡지
남산면 산자락의 작은 저수지 반곡지는 물가에 늘어선 아름드리 왕버들로 이름난 곳이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뽑힌 뒤 전국에서 사진 애호가들이 찾아온다.

절정은 복사꽃이 피는 4월 초로 꼽는다. 다만 왕버들이 짙게 우거지는 여름, 물에 비친 풍경도 그에 못지않다. 저수지 둘레에는 데크 산책로가 있고,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세 성현의 고장, 경산시립박물관
경산은 원효와 설총, 일연을 배출해 ‘삼성현의 고장’으로 불린다.

경산시립박물관은 이 고장의 내력을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차례로 보여 준다. 상설전시실 3곳과 어린이 체험학습실, 야외전시장이 있다. 관람료는 받지 않는다(월요일은 쉰다).


박물관은 육동마을에서 시내 쪽으로 나가는 길에 있다. 여행의 처음이나 끝에 넣으면 된다.

박물관 앞 청동상의 설총이 자랐다는 절은 육동마을이 있는 용성면에 있다. 반룡사다.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절로, 원효와 요석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설총이 이곳에서 자랐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반룡산 중턱 절 마당에 서면 육동 분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여름에 간다면 행복센터에서 하룻밤 묵으며 물놀이장과 갈레트 체험을 묶고, 돌아가는 길에 박물관에 들르면 된다. 반곡지는 복사꽃이 피는 4월 초에 한 번 더 가 볼 만하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경북 경산시 용성면 육동로 638
- 문의
- 053-856-1117
- 체험
- 복숭아 갈레트 만들기 1인 2만 원(8명 안팎 단체, 약 2시간, 예약 필수), 미나리 화분 만들기 1인 8000원, 토끼 먹이 주기 8000원
- 물놀이장
- 외부 방문객 1만 원, 숙박 손님 5000원(여름철 운영)
- 참고
- 숙박 손님은 마을 내 캠핑(타프·텐트) 무료, 숙박 요금과 예약은 전화 문의, 미나리 삼겹살 식당은 12월 말~이듬해 3월 운영
- 주소
- 경북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
- 문의
- 053-810-5363(경산시 문화관광과)
- 운영
- 상시 개방
- 요금
- 무료
- 주소
- 경북 경산시 박물관로 46
- 문의
- 053-804-7321
- 운영
- 09:00~18:00(입장 마감 17:00)
- 휴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 요금
- 무료
2026년 8월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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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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