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말고 숲,제주 숲길 4
곶자왈 2곳과 삼다수숲길, 한라생태숲까지.바다 대신 섬 안쪽 숲으로 들어가는 제주 걷기 코스 4곳이다.
제주 일정을 짜면 대개 바다부터 넣는다. 이번엔 반대로 섬 안쪽 숲만 골랐다. 돌밭 위에 숲이 자란 곶자왈 2곳, 삼다수가 만들어지는 숲길, 한라산 식물을 모아 둔 생태숲까지 4곳이다. 걷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포토존을 따라 걷는 숲, 올레길이 지나는 숲, 지질트레일을 따라가는 숲, 해설을 들으며 걷는 숲이다.
곶자왈이 뭐길래? 이름부터
제주에는 ‘곶자왈’이라는 지형이 있다. ‘곶’은 숲, ‘자왈’은 덩굴이 우거진 모습을 가리킨다. 둘을 합치면 숲과 덩굴이 뒤엉킨 곳이라는 뜻이 된다.
땅에는 돌이 많다. 그 위로 나무와 덩굴, 고사리 등 양치식물이 빽빽하게 자란다. 곶자왈이 제주 지하수를 깨끗하게 걸러 준다는 설명도 있다. 뒤에 나올 삼다수숲길 이야기와 이어지는 대목이다.

이번에 걸을 산양큰엉곶과 무릉곶자왈은 둘 다 제주 4대 곶자왈 가운데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에 속한다. 같은 지대인데 분위기는 꽤 다르다.

사진은 달구지길에서, 산양큰엉곶
산양큰엉곶은 천연림 그대로의 숲이 아니다. 오래전 이곳에 사람이 살던 흔적이 남아 있어서다. 대신 지킬 수 있는 곳은 최대한 지키고, 곳곳에 아기자기한 포토존을 두었다. 요즘 제주 여행자 사이에서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이다.
길은 두 갈래다. 예전에 달구지가 오가던 ‘달구지길’은 평탄해서 걷기 편하다. 배경이 제각각인 포토존과 소품이 이어지니 기념사진은 여기서 찍으면 된다.
그런데 곶자왈 본래의 모습은 ‘숲길’ 쪽에 남아 있다. 걷기는 달구지길보다 덜 편하다. 그래도 깊은 숲속 곶자왈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길이니 건너뛰지 말자. 사진은 달구지길에서 찍고 숲길로 들어가면 두 길을 다 걷게 된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이다. 경로·청소년·어린이는 5000원, 제주도민과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3000원을 낸다.
생수 이름이 붙은 숲, 삼다수숲길
‘삼다수’는 제주의 지하수로 만드는 물이다. 그 물이 만들어지는 숲이 한라산 중산간의 삼다수숲길이다. 삼나무 숲이 끝없이 이어지고, 그 사이로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날 폭의 길이 나 있다. 누구나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삼다수숲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제주의 13번째 대표 명소다. 제주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이 여기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바닥을 드러내는 건천이 한라산에서 바다까지 이어진다. 가을에는 단풍나무 군락이 물들고, 때를 잘 맞추면 삼다수가 될 빗물을 머금은 숲과 습지도 볼 수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바닥을 드러내는 건천이 한라산에서 바다까지 이어진다.

숲 안쪽에는 지질트레일이 3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표지를 따라가면 숲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 참고로 이곳은 삼다수가 만들어지는 곳이라 빈손으로 와 달라고 당부한다. 차는 조천읍 남조로의 삼다수숲길 주차장에 대면 된다.


한낮에도 어둑한 숲, 무릉곶자왈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에는 곶자왈이 하나 더 있다. 신평리에서 무릉리로 넘어가는 길목의 무릉곶자왈이다. 산양큰엉곶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포토존 대신 제주올레 11코스가 이 숲을 가로지른다.
무릉곶자왈에서는 제주의 오래된 숲 풍경을 만난다. 사방을 나무가 빼곡하게 메워 한낮에도 숲 안이 어둑하다. 가끔 나뭇잎 사이로 햇볕이 새어 든다. 올레 코스로 운영하면서 꾸준히 관리하는 덕에 길은 안전하다.
11코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걸을 필요는 없다. 왕복 1시간이면 무릉곶자왈을 충분히 둘러본다. 나는 11코스는 물론 올레 전 구간을 통틀어도 이보다 아름다운 숲은 찾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상 대신 여기,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은 한라산 북동쪽에 있다. 망가진 채 방치되던 야초지를 되살린 숲이다. 난대성식물부터 고산식물까지 700종이 넘는 식물을 관리하고, 이곳에 사는 동물과 곤충도 500여 종이 넘는다. 특히 난대성식물과 고산식물은 한라산 생태계를 대표하는 식물이다.
그러니까 한라산 정상까지 오르기 어렵다면 여기가 대안이다. 숲체험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해설을 들으며 걸을 수 있다. 가까운 절물휴양림까지 이어지는 숫모르숲길은 많은 사람이 찾는 트레킹 코스다.
봄에는 벚나무, 가을에는 단풍나무 군락이 숲의 색을 바꾼다. 겨울에도 난대성식물과 양치류는 푸른 잎을 달고 있다. 입장료는 없다. 동절기에는 17시, 하절기에는 18시에 문을 닫고, 입장은 문 닫기 1시간 전까지다.
동선은 이렇게 짜면 된다. 한경면 청수리의 산양큰엉곶과 대정읍 무릉리의 무릉곶자왈은 같은 곶자왈 지대라 제주 서쪽에서 하루에 묶기 좋다. 조천읍의 삼다수숲길과 한라산 북동쪽의 한라생태숲도 함께 돌 만하다.
편하게 걸으며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산양큰엉곶 달구지길부터, 설명을 들으며 걷고 싶다면 한라생태숲 숲체험 프로그램부터 예약하길 권한다. 어느 숲이든 걸음은 천천히 옮기자.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제주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956-6
- 운영
- 09:30~17:00 (발권·입장 마감 16:00)
- 요금
- 성인 6000원 / 경로·청소년·어린이 5000원 / 제주도민·국가유공자·장애인 3000원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1793 (삼다수숲길 주차장)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인향로14번길 21-2
- 참고
- 인향동마을회관을 지나 제주올레 11코스 역방향으로 진입
- 주소
- 제주 제주시 516로 2596
- 운영
- 동절기 09:00~17:00 / 하절기 09:00~18:00 (입장 마감은 종료 1시간 전)
- 요금
- 무료
2023년 11월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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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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