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과 유채가 같이 피는 때,제주 꽃길 6
3월 말 서귀포에서 먼저 핀 왕벚꽃이 4월 첫 주면 섬 전체로 퍼진다.유채와 벚꽃을 함께 볼 수 있는 제주 명소를 따라간다.

제주 왕벚나무는 3월 25일쯤 서귀포에서 먼저 꽃을 피우고, 4월 첫 주면 섬 전체로 퍼진다. 노란 유채꽃은 그보다 한발 앞서 들녘을 채운다.
제주는 왕벚나무 자생지가 있는 섬이다. 그래서인지 제주 벚꽃은 꽃잎이 크고 탐스럽다. 문제는 절정이 짧다는 것이다. 만개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꽃잎이 날리기 시작한다.

유채꽃은 사정이 다르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4월 중순까지 피어 있는 곳이 많다. 그러니까 두 꽃을 함께 보려면 벚꽃이 한창인 4월 초를 노려야 한다. 서귀포 남쪽 해안에서 제주시 도심까지, 그때 들를 곳을 순서대로 골랐다. 차로 달리며 보는 벚꽃길도 3곳 넣었다. 녹산로, 이승악 진입로, 장전리다.
만개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꽃잎이 날리기 시작한다.

다리 위에서 한 프레임, 예래생태공원
봄꽃 여행은 서귀포 중문 근처 예래생태공원에서 시작하길 권한다. 대왕수천 변에 만든 공원이다. 하천 양쪽으로 유채꽃이 빼곡히 피고, 그 위로 벚꽃 가지가 드리워 꽃 터널이 생긴다.
하천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지고, 물 위에는 꽃 그림자가 비친다. 제주에서도 손꼽히는 봄 풍경이다. 냇물 위 작은 다리에서 카메라를 들면 유채꽃과 벚꽃이 한 프레임에 들어온다.
붐비는 곳이 싫다면 웃물교로 가면 된다. 다리 주변을 왕벚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만개하면 벚꽃이 다리를 감싼다. 전농로나 녹산로보다 훨씬 한적해 사람에 치이지 않고 꽃을 볼 수 있다.
한 섬인데 늦게 핀다, 녹산로
녹산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이름을 올린 길로, 제주 봄꽃 드라이브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 약 10km 구간에 노란 유채꽃이 깔리고, 그 위로 분홍 벚꽃이 핀다. 창문을 열고 달리기 좋은 길이다.
녹산로는 제주의 다른 벚꽃 명소보다 조금 높은 곳에 있다. 그래서 벚꽃이 늦게 핀다. 서귀포 남쪽에서 절정을 놓쳤다면 녹산로로 방향을 돌리면 된다.
2026년 서귀포유채꽃축제는 4월 4~5일,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서 일정을 잡았다. 이해에 처음으로 17시부터 20시까지 야간 개장을 넣어, 조명을 깐 꽃밭을 걸을 수 있게 했다.
돌담 너머 유채,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전통 읍성이다. 조선시대 정의현성 성벽 안팎으로 유채꽃이 핀다. 이엉을 얹은 초가지붕과 현무암 돌담, 소박한 민가 사이로 노란 꽃이 들어찬다. 초가와 돌담, 유채꽃을 한자리에서 보는 풍경은 다른 데서 쉽게 만나기 어렵다.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데는 넉넉잡아 한 시간이면 된다. 사진은 정의현성 남문 바깥에서 성문을 배경으로 찍길 권한다. 옛 건물과 유채꽃이 한 장에 담긴다.

관광객보다 현지인, 이승악 입구
이승이오름(이승악)은 살쾡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오름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약 2~3km 구간이 봄마다 벚꽃 터널이 된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즐겨 찾는 한적한 길이고, 차로 지나도 걸어도 된다.
진입로 중간쯤에서는 벚꽃과 한라산 능선, 초록 들판의 소 떼가 한 번에 보인다. 오름 아래쪽 생태 둘레길은 완만해 어린아이와 걷기에도 괜찮다. 다만 정상 가는 길은 가파르고 밧줄 구간이 있다. 체력에 맞춰 고르자.
바다 옆 111m, 함덕서우봉
서귀포와 표선을 둘러봤다면 북쪽 해안으로 갈 차례다. 조천읍의 서우봉은 함덕해수욕장과 유채꽃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기생화산이다. 높이가 약 111m라 부담 없이 오른다.
잘 닦인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탐방로 양옆으로 유채꽃밭이 이어진다. 함덕 앞바다에서 바람이 불면 유채꽃이 한꺼번에 흔들린다.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 가면 에메랄드빛 바다와 노란 유채꽃을 함께 본다.
북쪽 해안에서 서쪽으로 가면 애월읍 장전리 벚꽃길이 있다. 여기는 낮보다 밤이 유명하다. 가로등과 조명이 있어 해가 진 뒤에도 벚꽃을 볼 수 있고, 그래서 야간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졌다. 규모는 크지 않은 마을 길이다. 낮에는 봄 햇살 아래, 밤에는 조명 아래 벚꽃을 본다. 시간이 되면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지나가 보자.
신화의 땅에 벚꽃, 삼성혈
제주시 삼성로의 삼성혈은 고·양·부 세 신인이 땅에서 솟아났다는 탐라국 창조 신화의 무대다. 봄이면 세 구멍 주변으로 벚꽃이 핀다. 삼성전 건물을 배경으로 찍으면 전통 건축과 벚꽃이 함께 담긴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정원을 천천히 걸으며 벚나무를 찾아보면 된다. 입장료는 성인 4000원이다. 벚꽃 절정 기간에는 관람 시간이 1시간 늘어나 오후 늦게 들러도 된다.
그러니까 동선은 벚꽃이 먼저 피는 서귀포 남쪽에서 시작하면 된다. 표선의 성읍과 녹산로, 북쪽 함덕을 지나 제주시 삼성혈로 가자. 장전리는 낮에 지나가도 되지만, 조명이 켜진 밤에 한 번 더 들르길 권한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
- 운영
- 2026년 4월 4~5일, 야간 개장 17:00~20:00
- 주소
- 제주 제주시 삼성로
- 요금
- 성인 4000원
- 참고
- 벚꽃 절정 기간에는 관람 시간 1시간 연장
2026년 4월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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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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