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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아래 눈 덮인 덕유산 능선이 푸른 안개 속으로 겹겹이 이어진 모습 (임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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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구로산 돌계단 2446개,쇼나이 순례길

야마가타현 쇼나이 지역의 데와3산과 쇼나이 33관음 순례길을 따라갔다.하구로산 돌계단에서 유도노산 맨발 참배, 소코지 정원과 주렌지 천장화까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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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취재한 기사예요. 요금⁠·운영시간⁠·교통편은 그 뒤로 바뀌었을 수 있으니 떠나기 전에 꼭 다시 확인해 주세요.

야마가타현 쇼나이 지역 사람들은 300여 년 전부터 소원 하나씩을 품고 산자락의 신사와 절을 차례로 찾아다녔다. 야마가타현은 그 길 가운데 데와3산과 주변의 오래된 사찰을 묶어 쇼나이 33관음 성지순례로 다시 정비했다.

야마가타현은 일본 도호쿠 지방에 있다. 500km 길이의 오우산맥이 도호쿠를 동서로 가르고, 그 곁 평야 위로 데와 산지가 솟았다. 이 산지에서 주민들이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산이 갓산, 유도노산, 하구로산이다. 셋을 묶어 데와3산이라 부른다. 이 지역 불교는 민간신앙과 섞이며 자랐고, 신사와 절이 한자리에 선 곳이 흔했다. 순례에 나선 스님들, 순례객들과 함께 그 길을 따라갔다.

세 산의 신이 왜 한 산에? 하구로산

하구로산 숲 입구에는 여기서부터 신의 영역이라는 표시로 도리이가 서 있다. 도리이 꼭대기 현판에는 갓산, 유도노산, 하구로산의 이름이 모두 쓰였다. 세 산의 신을 모두 이 산에 모신다. 갓산 신은 과거를, 유도노산 신은 내세를, 하구로산 신은 현재를 맡는다. 불교의 관세음보살, 아미타여래, 대일여래와도 이어진다고 한다.

세 신이 하필 하구로산에 모인 이유는 눈이다. 야마가타현은 일본에서도 눈이 많이 오는 지역으로 꼽힌다. 겨울마다 해발 1984m의 갓산과 1504m의 유도노산에 올라 참배하기는 어려웠다. 하구로산은 해발 414m로 마을과 가깝고, 한겨울에도 눈이 잘 쌓이지 않는다. 그래서 신들을 모시는 자리가 이 산으로 정해졌다.

삼나무 사이 돌계단 2km, 즈이신몬부터

순례길 관문은 두 신이 지키는 즈이신몬(随神門)이다. 메이지 시대 이전에는 불교 사찰 입구처럼 금강역사 둘이 선 인왕문이었다.

문을 지나면 길은 먼저 내리막이다. 돌층계가 좁은 간격으로 숲 안쪽까지 이어진다. 길 양옆 삼나무는 대부분 나이가 300~500년이고, 가장 오래된 할아버지 삼나무는 1000년을 넘겼다. 그 곁에 하구로산 오층탑이 보인다. 못 하나 쓰지 않고 29m 높이로 쌓은 목탑이다. 탑을 지나면 저마다 다른 신을 모신 작은 신사가 길가에 자주 나온다.

계단은 모두 2446개, 길이는 약 2km다. 걷다 보니 일행과 간격이 점점 벌어졌다. 외길이라 혼자 뒤처져도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 서두를 이유가 없는 길이니 천천히 올라가자.

외길이라 혼자 뒤처져도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

1868년 신사를 택했다, 산진고사이덴

계단 끝, 하구로산 정상부에 산진고사이덴(三神合祭殿)이 있다. 두꺼운 지붕 아래 현판 3개가 나란히 걸렸다. 세 산의 신을 한 건물에 모신 본전이다.

원래 이곳은 부처와 데와3산의 신을 함께 모시는 신불습합(神佛習合) 공간이었다. 신불습합은 일본 고유의 신앙과 불교가 한데 섞인 형태를 말한다. 그런데 1868년 메이지 정부가 신불분리령을 내리면서 절로 남을지 신사로 남을지 골라야 했고, 이곳은 신사를 택했다. 지금은 관세음보살도, 불교의 흔적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도 사람들은 여전히 소원을 빌러 이곳에 온다.

신발과 카메라를 두고 간다, 유도노산

유도노산에는 이른 아침에 닿았다. 올려다봐야 끝이 보이는 커다란 도리이 옆에 유도노산신사를 관리하는 건물이 있다. 순례 일행이 한 방에 모이자 성직자가 불을 끄고 암막 커튼을 쳤다. 제단 위 장작불 소리와 낮은 목소리만 방 안에 울렸다.

호마행(護摩行)이라 부르는 이 의식은 약 1시간 동안 이어진다. 150년 전까지 이 자리에 있던 절에서 이어 온 의식이다. 조상 넋을 기리고, 찾아온 사람들이 무사히 여행하고 가족이 평안하기를 빈다.

신을 만나러 가는 길은 셔틀버스로 시작한다. 산 중턱에서 내려 계단을 조금 오르면 성역이다. 여기서 신발과 양말을 벗고, 카메라도 넣는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다. 바닥에 흐르는 물에 발을 헹군 뒤 종이 부적으로 몸을 훑고, 입김을 한 번 불어 물에 흘려보낸다. 신을 만나기 전 몸과 마음을 씻는 절차다.

좁은 길 끝에서 만나는 신은 사람 피부와 비슷한 노란빛을 띤 커다란 바위다. 바위 위로 온천수가 흐르고, 땅의 열을 받아 김이 오른다. 손을 대 보니 사람 체온처럼 따뜻했다.

주지가 꼽은 자리, 소코지 호라이엔

사카타시의 소코지(総光寺)는 쇼나이 33관음 순례길 12번째 사찰로, 600년이 넘은 절이다. 입구까지는 삼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선 오솔길을 걷는다. 에도 시대 초기에 120여 그루를 심어 지금까지 가꿔 온 버섯삼나무 참배길로, 야마가타현 천연기념물이다.

본당 왼쪽 길로 빠지면 관음전이 있다. 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면 관음상에서 뻗어 나온 오색 천이 코끝까지 닿는다.

이 절의 주지는 본당 뒤를 가장 좋아하는 자리로 꼽았다. “소코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본당 뒤에 있습니다.” 본당 뒤 마루에 나서면 국가 지정 명승 정원 호라이엔(蓬莱園)이 보인다. 주지는 계절마다 정원 풍경이 바뀐다고 했다. 순례객들은 마루에 걸터앉거나 기둥에 기대 정원을 바라봤고, 녹차를 한 잔씩 마셨다.

천장을 올려다보는 절, 주렌지와 곤고주인

주렌지(注連寺)는 고보 대사(弘法大師) 구카이가 825년에 세운 절이다. 구카이는 일본 진언종의 기초를 닦은 승려다. 한 칸짜리 누각에 비로자나불을 모신 것이 시작이었고, 유도노산 자락 절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유도노산에서 이 절까지 오는 순례길도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 절에 들어서면 먼저 천장을 올려다보게 된다. 여행지 안내서인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높이 평가한 천장화다. 벚나무와 난초, 용과 말을 그린 그림이 천장을 빼곡히 채운다. 주지는 그 가운데 현대풍 유화 한 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래된 그림 곁에 새로 그려 넣은 천장화도 있습니다. 미술은 계속 이어지니까요.”

주렌지는 즉신불(即身仏)을 모신 절이기도 하다. 데와3산에서 평생 수행한 승려가 입적하면 그 모습 그대로 절에 모신다. 본당 한쪽 유리벽 안에 가부좌를 튼 즉신불 데쓰몬카이 쇼닌(鉄門海上人)이 앉아 있다. 주지 설명으로는 1759년에 태어나 21살에 주렌지에 들어온 승려다.

천장화를 더 보고 싶다면 순례길 2번째 사찰 곤고주인(金剛樹院)에 가자. 산진고사이덴에서 차로 30분쯤 걸린다. 본당 뒤로 정원이 펼쳐지고, 한쪽 언덕 위 관음당이 정원을 내려다본다. 관음당 천장에는 주렌지와 비슷한 천장화 80점이 걸렸다. 대부분 300여 년 전 그림이다. 같은 무렵 만든 관음상은 평소 공개하지 않는데, 취재 당시(2018년)에는 쇼나이 33관음 성지순례를 기념해 잠시 공개했다.

신불습합의 흔적을 더 보고 싶다면 6번째 사찰 고쇼지(光星寺)에 들르길 권한다. 1200여 년 전 하구로산에서 기도하던 스님 앞에 흰 털에 금빛 꼬리를 가진 여우가 나타나 지금의 절터로 이끌었다고 전한다. 경내에는 붉은 도리이와 흰 여우상이 함께 서 있다.

이 기사에 나온 곳

산진고사이덴(三神合祭殿)PLACE
주소
Touge-7 Haguromachi Touge, Tsuruoka-shi, Yamagata-ken
문의
+81 235 62 2356
유도노산신사 본궁PLACE
주소
Rokujuriyama-7 Tamugimata, Tsuruoka-shi, Yamagata-ken
문의
+81 235 54 6133
셔틀버스
편도 200엔, 왕복 300엔
참고
성역 안에서는 맨발로 걷고, 사진 촬영 금지
소코지(総光寺)PLACE
주소
8 Sōkōjisawa, Sakata-shi, Yamagata-ken
문의
+81 234 62 2170
참고
쇼나이 33관음 제12번 사찰
주렌지(注連寺)PLACE
주소
Nakadai-92-1 Oami, Tsuruoka-shi, Yamagata-ken
문의
+81 235 54 6536
운영
5~10월 09:00~17:00, 11~4월 10:00~16:00
요금
대인 500엔, 중학생 400엔, 초등학생 300엔
곤고주인(金剛樹院)PLACE
주소
Touge-285 Haguromachi Touge, Tsuruoka, Yamagata Prefecture
참고
쇼나이 33관음 제2번 사찰, 산진고사이덴에서 차로 약 30분
고쇼지(光星寺)PLACE
주소
Nakazato-47 Mikazawa, Shonai, Higashitagawa District, Yamagata Prefecture
참고
쇼나이 33관음 제6번 사찰

2018년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노을
에디터 노을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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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데이터: Natural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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