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치에 처음 간다면?나고야와 소도시 4곳
공업 도시 나고야에서 도요타산업기술기념관과 레고랜드, TV 타워를 보고, 이누야마·세토·도요카와·히마카지마까지 아이치 소도시 4곳을 돌았다.
나고야는 일본 중부를 대표하는 대도시이자 공업 도시다. 도요타가 이곳을 거점으로 컸고, 레고랜드마저 블록을 찍어 내는 과정을 보여 주는 공장을 따로 운영한다.
나고야가 속한 아이치현은 이름부터 조금 낯설었다. 그런데 도시를 벗어나면 옛 성 아래 상점가, 도자기 고양이의 도시, 여우 석상이 모인 참배길, 자전거로 도는 섬이 나온다. 나고야에서 3곳, 그 바깥에서 4곳을 골랐다.
자동차보다 직기가 먼저, 도요타산업기술기념관
나고야가 커진 건 에도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곳에 성을 쌓으면서다. 그는 9번째 아들을 성주로 앉혔다. 일본 본토 한가운데라는 자리 덕에 면직물과 도자기를 사고파는 상업이 발달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시가지가 파괴됐는데, 6·25전쟁 특수로 공업이 크게 자랐다.
도요타산업기술기념관은 붉은 벽돌로 지은 옛 공장 건물을 그대로 전시관으로 쓴다. 도요타는 원래 자동직기를 만드는 회사였다. 창업자 도요타 사키치(豊田佐吉)가 발명한 자동직기가 퍼지면서 면직물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그 덕에 회사가 기반을 다졌다. 자동차를 만든 건 그의 아들 도요타 기이치로(豊田喜一郎)다.
전시관은 섬유기계관과 자동차관으로 나뉜다. 섬유기계관에서는 도요타자동직기제작소가 만든 기계와 그 원리를 보여 준다. 큐레이터의 설명이 끝나면 직원이 100여 년 전에 쓰던 자동직기를 실제로 돌려 보인다. 자동차관은 미국 쉐보레(Chevrolet) 자동차를 들여와 분해하며 원리를 익히던 초창기부터 시작한다. 클래식카와 시판 차량, 앞으로 만들 자동차까지 순서대로 전시했다.
블록 공장까지 보여 준다, 레고랜드 저팬
레고랜드 저팬은 2017년 4월 나고야에 문을 열었다. 7개 테마 구역에 어트랙션과 볼거리가 40여 개다. 입구부터 블록 수천 개를 쌓아 만든 벽과 기둥이 이어진다. 중세 옷을 입은 문지기가 다리 뒤에 숨어 코를 골고, 거대 문어 ‘크라켄’이 사람을 붙잡아 흔드는 구역을 지나면 괴물 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인기 있는 곳은 레고 블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 주는 레고팩토리다. 레고로 만든 롤러코스터도 탄다. 일본의 주요 랜드마크를 블록으로 재현한 ‘레고 시티’는 정교해서 한참을 서서 봤다.
100m 높이에서 기다린 야경, 나고야 TV 타워
나고야의 중심가 사카에(栄), 히사야오도리 공원 한가운데 높이 180m의 철탑이 서 있다. 1954년 일본에서 가장 먼저 지은 TV 타워다. 2005년에는 등록문화재가 됐다. 전망대는 100m 높이에 있다.
해가 기울 무렵 3층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엘리베이터로 전망대에 올랐다. 오래된 시설이지만 있어야 할 건 다 갖췄다. 전망대 끝으로 다가가면 남쪽으로 오아시스21, 북쪽으로 나고야성이 보인다. 빌딩 사이로 노을이 들고, 하늘이 짙은 파란색으로 바뀌었다가 어두워진다. 그때부터 도시에 불이 하나씩 켜진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바깥 계단 425개를 걸어 전망대까지 오르는 ‘스카이 워킹’ 프로그램도 한다.
성보다 성 아래 마을, 이누야마
고속도로가 나고야 시내를 벗어나면 열을 맞춰 늘어선 공장 지대가 끝난다. 그다음부터 넓은 평야와 잔잔한 바다가 펼쳐진다.
아이치현 최북단 이누야마시는 기소강(木曾川)을 사이에 두고 기후현 가카미가하라시와 마주 본다. 기소강 위 이누야마성은 전략 요충지였고, 주변으로 노비 평야가 넓게 펼쳐진다. 그래서 전국시대 이후 많은 세력이 이곳을 차지하려고 애썼다.
성문과 성벽은 많이 사라졌지만, 성 아래 마을은 옛 모습 그대로다. 오래된 상가 건물이 줄지은 거리에 전통 화과자를 파는 카페와 작은 식당이 있다. 언제부터 장사했을지 모를 구멍가게에도 ‘영업 중’ 팻말이 걸렸다. 기모노를 입고 걷는 사람들 사이로 인력거꾼이 손님에게 마을을 소개하며 지나간다.
고양이만 5000여 개, 세토 마네키네코 뮤지엄
세토시에 들어서면 안내 표지판 위에 도자기 고양이가 앉아 있다. 버스정류장에도, 주차장에도 고양이 그림이 붙었다. 한쪽 앞발을 들고 손짓하는 고양이 인형, 마네키네코(招き猫)다.
그런데 세토는 원래 도자기의 도시다. 일본어로 도자기를 세토모노(瀬戸物)라고 할 만큼 이름이 났다. 도기를 굽기 좋은 흙이 나서 10세기 무렵부터 도자기를 만들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건너간 도공도 여기에 한몫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100여 년 전 세토의 도예가들이 도자기로 마네키네코를 만들었다. 그전까지 마네키네코는 주로 나무로 만들었다. 시내의 마네키네코 뮤지엄에는 세토에서 만든 것을 비롯해 일본 각지의 마네키네코 5000여 개가 모였다. 세토에서 만든 자기 마네키네코를 팔고, 바로 옆에서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우상 1000여 기가 모인 숲길, 도요카와 이나리
“여우를 엄청나게 많이 볼 거예요.” 가이드의 말을 듣고 도시 한복판에 동물원이라도 있나 했다. 눈앞에 나온 건 도요카와 이나리(豊川稲荷)였다.
대문을 지나면 신만 걸을 수 있다는 길이 본전까지 이어진다. 그 옆으로 조심스레 걸어 들어갔다. 돌로 깎은 도리이 옆에서 빨간 턱받이를 두른 여우 석상이 오가는 사람을 내려다본다. 이나리는 본래 농업을 맡은 신이다. 옛날엔 농업이 곧 생산이었기에 나중에는 공업과 상업, 돈벌이까지 맡는 신이 됐다. 동전을 던지고 두 손을 모아 금전 운을 빌었다. 새끼를 꼬아 만든 팔찌에도 소원을 적어 손목에 걸었다.
경내를 굽이굽이 잇는 참배길은 조용한 숲길이다. 흰 깃발에 붉은 글씨로 적은 소원이 바람에 날린다. 걸어 들어갈수록 생김새가 저마다 다른 여우상이 늘어난다. 신도들이 직접 만들어 바친 것이다. 길이 가장 안쪽에 닿으면 여우상 1000여 기가 한자리에 모여 있다.
버스도 택시도 없는 섬, 히마카지마
히마카지마는 나고야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다. 미나미치타의 모로자키항에서 작은 관광선을 타고 20분이면 닿는다.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가 회중시계를 전해 주러 배를 타고 들어간 섬이다.
섬에는 택시도 버스도 없다. 자전거를 빌려 섬을 한 바퀴 도는 게 전부다. 해안도로가 섬 가장자리를 따라 빙 둘러 있다. 바닷가 창고 앞에서 만난 남자는 친구들과 먹고 남았다며 생선회 몇 점을 그 자리에서 썰어 주었다. 소나무에는 바다 쪽으로 그네가 걸렸고, 문어 모양 건물은 마을 파출소다. 동쪽을 가리키는 문어 조형물이 나오면 섬 반대편에 온 것이다. 마을 어귀의 카페나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식당을 찾아가도 된다.
모로자키항 페리 터미널에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1시간에 1~2번 배가 뜬다. 편도 요금은 대인 700엔이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1-35, Noritake Shinmachi 4-Chome, Nishi-ku, Nagoya
- 요금
- 어른 500엔, 중고생 300엔, 초등학생 200엔
- 운영
- 09:30~17:00(16:30 입장 마감)
- 휴무
- 월요일(휴일이면 다음 날), 연말연시
- 문의
- +81 52-551-6115
- 주소
- 2-1, Kinjofuto 2-Chome, Minato Ward, Nagoya
- 요금
- 1일권 성인(13세 이상) 6900엔, 어린이(3~12세) 5300엔, 예매 시 할인
- 운영
- 10:00~17:00(날에 따라 18:00 또는 20:30까지)
- 휴무
- 부정기 화·수요일(누리집 일정 확인)
- 주소
- 6-15, Nishiki 3-Chome, Naka Ward, Nagoya
- 요금
- 어른 700엔, 고등학생·대학생 600엔, 초·중학생 300엔, 65세 이상 600엔
- 운영
- 4~12월 10:00~22:00, 1~3월 10:00~21:00, 연중무휴
- 문의
- +81 52-971-8546
- 주소
- Kitakoken 65-2, Inuyama
- 요금
- 고등학생 이상 550엔, 초·중학생 110엔
- 운영
- 09:00~17:00(16:30 입장 마감)
- 휴무
- 12월 29~31일
- 문의
- +81 568-61-1711
- 주소
- 2, Yakushi-machi, Seto
- 요금
- 어른 300엔, 대학생 이하 200엔, 중학생 이하 무료, 마네키네코 만들기 600엔
- 운영
- 09:00~17:00(16:30 입장 마감)
- 휴무
- 화요일(공휴일 제외), 연말연시
- 문의
- +81 561-21-0345
- 주소
- 1 Toyokawacho, Toyokawa
- 문의
- +81 533-85-2030
- 주소
- Myojinyama-8 Morozaki, Minamichita-cho, Chita-gun
- 운항
- 06:00~19:00 매시 1~2회, 히마카지마까지 약 20분
- 요금
- 편도 대인 700엔·소인 350엔, 왕복 대인 1340엔·소인 670엔
- 문의
- +81 569-63-2035
2017년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Map / 지도에서 보기
나고야,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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