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다이에서 자오까지미야기 가을 온천 여행
다테 마사무네가 터를 닦은 센다이에서 출발해 마쓰시마 유람선을 타고, 아키우와 나루코 온천에 묵은 뒤 자오산 화구호 오카마까지 올랐다.

미야기현은 오우 산맥 동쪽에 있다. 산맥의 화산 덕에 수질이 다른 온천이 곳곳에서 솟고, 산을 덮은 낙엽수림은 가을이면 붉게 물든다. 일본에서 손꼽히는 단풍 명소다.
2017년 가을, 센다이에서 출발해 바닷가 마쓰시마를 거쳐 온천 마을 2곳에 묵고 자오산 꼭대기까지 올랐다. 센다이와 미야기 곳곳에는 한 사람의 일화가 전한다. 센다이의 기틀을 다진 다테 마사무네다.
멋쟁이라는 말의 주인, 센다이
일본어 ‘다테샤(だてしゃ)’는 멋쟁이라는 뜻이다. 이 말의 ‘다테’가 다테 마사무네(伊達政宗)에서 왔다. 센고쿠 시대 후기부터 에도 시대 전기까지 살았고, 센다이의 초대 번주였다. 어릴 때 천연두로 오른쪽 눈을 잃었다. 그와 병사들이 늘 화려한 차림을 했기에, 그렇게 차려입은 사람을 다테샤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센다이 공항에 내려 가장 먼저 간 곳이 센다이 성터다. 다테 마사무네는 1602년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아오바야마(青葉山) 언덕에 성을 쌓았다. 성은 메이지 시대에 일부가 헐렸고,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을 맞아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은 터만 남았다. 그 옆에 다테 마사무네 동상이 서서 센다이 시내를 내려다본다.
그는 이름난 미식가이기도 했다. 미야기 특산물로 여러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센다이의 대표 음식은 규탕이다. 소 혀로 만든 요리를 통틀어 부르는 말인데, 주로 구워서 낸다. 시내의 우마미 다스케(旨味太助)는 1947년부터 규탕을 구운 집으로, 규탕의 원조를 자처한다. 메뉴는 규탕과 밥, 꼬리곰탕이 나오는 규탕정식 하나뿐이다. 우설 조각 수에 따라 A, B, C로 나뉜다.
위스키를 좋아한다면 센다이 서쪽 숲속의 닛카 위스키 미야기쿄 증류소에 들르자.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로 불리는 다케쓰루 마사타카가 세운 닛카 위스키의 증류소다. 닛카가 처음 위스키를 만든 홋카이도 요이치 증류소와는 다른 맛과 향을 낸다. 일요일을 뺀 매일 무료 견학을 운영한다. 재료와 만드는 과정을 둘러본 뒤 여러 위스키를 시음하는 순서다.
섬 260여 개 사이로 50분, 마쓰시마
마쓰시마는 센다이와 태평양 사이의 바닷가 마을이다. 에도 시대 학자 하야시 가호(林鵞峰)가 자신의 책에서 일본 3대 절경으로 꼽았다. 마쓰시마만에는 크고 작은 섬 260여 개가 모여 있다. 만은 동서로 14km, 남북으로 12km에 이르는 리아스식 해안이다. 해안이 복잡하고 섬이 많아서인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도 피해가 비교적 적었다고 한다.
한낮 해안 길은 여행자로 붐볐다. 굴과 가리비를 꼬치에 구워 파는 가게마다 줄이 길었다. 그 길 끝 선착장에서 섬 사이를 도는 50분 코스 유람선을 탔다. 1층과 2층 선실이 가득 찼다.
배가 출발하면 스피커로 섬 하나하나의 이름과 유래를 소개한다. 인왕이 잎담배를 문 모습이라는 니오지마, 물에 닿은 구멍 4개에서 종소리가 난다는 가네지마가 지나간다. 가쓰라지마와 노노시마는 섬 아이들이 날마다 배를 타고 학교에 다니는 섬이다. 칠레 대지진 때 밀려든 쓰나미에 두 동강 나서 칠레라는 이름이 붙은 섬도 있다. 섬 소개가 끝나면 마쓰시마를 노래한 트로트가 흘러나온다. 방송이 길다 싶으면 갑판으로 나가 섬 사이를 지나는 바람을 맞으면 된다.
배에서 내리면 오대명왕을 모신 고다이도, 다테 마사무네가 별장으로도 썼다는 절 즈이간지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미야기현은 굴 양식으로 이름난 곳이다. 마쓰시마의 다카라야 식당(たからや食堂)은 2017년 기준 86년 된 식당이다. 간판 메뉴는 장어덮밥이지만 손님은 굴 요리를 더 많이 찾는다. 그날 아침 들여온 재료로 정해진 수의 손님만 받아서 점심 무렵 문을 닫는 날이 잦다. ‘욕심쟁이’라는 뜻의 요쿠바리 정식을 시키면 굴구이와 굴튀김을 한 번에 먹는다.
피로엔 아키우, 피부엔 나루코
아키우(秋保) 온천은 센다이 시내에서 차로 30분, 마쓰시마에서 1시간 거리다. 도시에서 가까워 당일치기로도 많이 찾는다. 다테 마사무네도 즐겨 찾았다. 약 1600년 전 고분 시대에 생겼다고 알려진 온천으로, 중성 염화물천이 나온다. 신경통, 근육통, 관절통, 피로 회복에 좋다고 한다.
이날 묵은 곳은 료칸 호텔 뉴 미토야(Hotel New Mitoya)였다. 투숙객은 온천을 무료로 쓴다. 체크인하자마자 방에 짐을 두고 유카타로 갈아입은 뒤 곧장 온천으로 갔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나토리강을 따라 산책로가 나 있어, 아침 온천 전에 골짜기를 걸어 보기 좋다. 가까운 아키우 대폭포는 55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일본 100대 폭포에 이름을 올렸다.
나루코(鳴子) 온천은 센다이에서 차로 1시간이다. 오사키 시내를 지나 마을로 들어서자마자 유황 냄새가 났다. 일본은 온천 수질을 보통 11종으로 나누는데, 나루코에서만 9종이 나온다. 원천은 400여 개다. 온천을 운영하는 곳마다 내세우는 수질이 다르다.
하룻밤 묵은 나루코 호텔(Naruko Hotel)에는 유황 염천, 유산 염천, 나트륨 염화물천 원천이 있다. 호텔 설명으로는 바깥 온도와 습도에 따라 물빛이 조금씩 달라진다. 피부에 좋다는 ‘미인탕’으로 불리는 물이다. 다음 날까지 피부가 촉촉했고, 유황 냄새도 하루 종일 몸에 남았다.
다음 날까지 피부가 촉촉했고, 유황 냄새도 하루 종일 몸에 남았다.
나루코 마을 어귀에는 일본고케시관(日本こけし館)이 있다. 고케시는 원통형 몸통에 머리만 얹은 도호쿠 지방의 전통 목각 인형이다. 에도 시대인 1600년대부터 만들었고, 19세기에 온천 손님에게 선물로 주면서 전국에 알려졌다. 물 수(水) 자가 든 층층나무로 만들어 불을 막는다는 이야기, 아이의 건강을 빌며 만들었다는 이야기처럼 유래는 여러 가지로 전한다. 나루코는 오래전부터 고케시를 만든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50년 경력의 공예가 스가와라 와헤이 씨가 제작 과정을 시연했다. 시연이 끝나면 미리 깎아 둔 몸통과 머리에 검은색, 빨간색, 초록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마을 가까이에는 화산 활동과 침식으로 생긴 나루코 협곡이 길게 뻗었다. 폭은 4~6m, 넓은 곳은 10m이고 낙차는 80~100m다. 가을 단풍 명소다. 2017년 취재 당시 일부 구간은 낙석 때문에 닫혀 있었다. 나루코 휴게소를 중심으로 도는 오후카사와 산책로(40분)와 나루코쿄 산책로(20분)는 걸을 수 있었다.
보이면 운이 좋다, 자오산 오카마
자오 에코라인은 해발 1758m 갓타다케(刈田岳)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악도로다. 길이 험하기로 이름났다. 차가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오를수록 붉게 물든 숲이 사라지고 나무 키가 줄었다. 나중에는 거친 바위와 흙, 바람에 움츠린 키 작은 나무만 남은 고원이 나왔다.
정상 주차장 앞 2.6km 구간은 봄부터 가을까지만 여는 유료도로 ‘자오 하이라인’이다. 차들이 줄지어 이 길을 오르는 이유는 하나다. 자오산의 화구호 오카마(御釜)를 보러 간다.
주차장에 내리자 한기가 확 들었다. 휴게소에서 따뜻한 캔커피를 하나 뽑아 들고 정상 쪽으로 몇 걸음 걸으니 에메랄드빛 호수가 한눈에 들어왔다. 자오산이 1182년 마지막으로 분화한 화구에 1820년부터 물이 고여 생긴 호수다. 둘레 1km, 깊이 25m다. 봉우리 5개가 둘러싼 모양이 큰 솥 같아 ‘오카마’라 부른다. 생물은 살지 못하는 물이다.
능선을 따라 난 산책로로 갓타다케 정상에 올랐다. 카메라 셔터를 몇 번 누르는 사이, 뒤쪽 능선을 넘어온 수증기가 호수를 덮었다. 호수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는 말을 들은 터라 짧게라도 본 게 다행이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탐방로의 돌탑 하나에 돌을 얹었다. 정상의 작은 신사에서 종소리가 이어졌다.
자오 하이라인은 4월 하순부터 11월 초까지 연다. 차가 없다면 JR 시로이시자오역에서 갓타산 정상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Miyagi-ken, Sendai-shi, Aoba-ku, Kawauchi, 1-11
- 요금
- 입장 무료, 주차 승용차 1시간 400엔(이후 30분마다 200엔)
- 운영
- 주차장 08:00~17:00
- 주소
- Miyagi-ken, Sendai-shi, Aoba-ku, Nikka 1
- 운영
- 견학 09:00~11:30, 12:30~15:30(15~20분마다 출발, 마지막 15:30), 무료
- 휴무
- 일요일, 연말연시
- 문의
- +81 22-395-2865
- 주소
- Miyagi-ken, Sendai-shi, Aoba-ku, Kokubuncho, 2 Chome 11-11
- 메뉴
- 규탕정식 A(우설 4조각) 1500엔, B(5조각) 1850엔, C(6조각) 2200엔
- 운영
- 11:30~22:00(라스트오더 21:30)
- 휴무
- 월요일, 연말연시
- 문의
- +81 22-262-2539
- 주소
- Miyagi-ken, Miyagi-gun, Matsushima-machi, Matsushima, Namiuchihama 10
- 메뉴
- 요쿠바리 정식 2500엔(부가세 별도)
- 운영
- 10:00~15:30
- 휴무
- 수요일
- 문의
- +81 22-354-2520
- 주소
- Miyagi-Ken, Osaki-shi, Narukoonsen, Yumoto-36
- 요금
- 1박 2식 1인 8800엔부터(객실당 2인 이상)
- 운영
- 체크인 15:00, 체크아웃 10:00
- 문의
- +81 229-83-2001
- 주소
- Miyagi-Ken, Osaki-shi, Narukoonsen, Shitomae 74-2
- 요금
- 어른 320엔, 고케시 그리기 1인 1080엔
- 운영
- 4월 1일~12월 31일 08:30~17:00(12월은 16:00까지)
- 휴무
- 1~3월
- 문의
- +81 229-83-3600
- 운영
- 4월 하순~11월 초, 07:30~17:00
- 요금
- 일반 자동차 540엔, 이륜차 380엔
- 참고
- JR 시로이시자오역에서 갓타산 정상까지 셔틀버스 운행
2017년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Map / 지도에서 보기
센다이,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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