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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횡단열차4인실에서 하룻밤

하바롭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시베리아횡단열차 2등석 4인실 야간열차를 탔다.출발 시각 표기부터 짐 둘 곳, 마실 물, 아침 식사까지 타 보고 확인한 것만 정리했다.

초록빛 반곡지 물 위로 기운 굵은 줄기의 왕버들 (임시 사진)
노을에디터 노을
지역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제
TRAVEL
발행
읽는 시간
3분
2018년에 취재한 기사예요. 요금⁠·운영시간⁠·교통편은 그 뒤로 바뀌었을 수 있으니 떠나기 전에 꼭 다시 확인해 주세요.

시베리아횡단열차(TSR, Trans-Siberian Railway)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타려면 긴 일정을 비워야 한다. 하룻밤이면 하바롭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달리는 구간을 탈 수 있다.

침대칸을 제대로 써 보려고 야간열차를 골랐다. 좌석은 2등석, 4명이 한 방을 쓰는 4인실이다. 탑승부터 하차까지 순서대로 적는다. 시간과 요령은 모두 2018년 탑승 기준이다.

모스크바 시각일까? 출발 시각 표기

하바롭스크역 출발 시각은 오후 8시 50분이었다. 시베리아횡단열차 표는 모스크바 시각으로 적는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봤다. 실제로는 하바롭스크역 안내판도, 내가 받은 표도 모두 현지 시각이었다.

플랫폼에는 정해진 시각에 맞춰 들어가는데, 표를 따로 검사하지는 않고 간단한 보안 검색대만 지나면 된다.

짐은 어디에 두나? 4인실 객실

우리 객실은 9번 객차의 33~36번 칸이었다. 노후 객차를 신형으로 바꾸는 중이라더니, 이 객차도 새로 들어온 신형이라 안이 깔끔했다.

4인실 침대는 1층과 2층으로 나뉜다. 평소에는 침대를 접어 두는데, 밤에 탄 우리는 타자마자 침대를 펼쳤다. 1층 침대를 쓰면 침대 아래와 테이블 아래에, 2층 침대를 쓰면 문 위쪽 공간에 짐을 둔다. 캐리어를 2층까지 올리기 어렵다면 1층 승객에게 부탁해 남는 공간을 나눠 쓰자.

2층 침대는 성인 남성이 누워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크기다. 벽에는 휴대전화와 보조배터리를 넣을 만한 작은 수납공간이 붙었다. 1층과 다른 점은 창문이 없고, 사다리로 오르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다리 옆 문가에는 비상벨이 달렸다. 누르면 역무원이 오는데, 급한 일이 아니면 혼이 난다고 하니 실수로라도 누르지 말자. 좌석마다 1회용 슬리퍼가 놓여 있어 객실 안팎을 편하게 오갔다.

처음에는 일행이 두 방으로 갈렸지만, 현지 승객 한 명이 선뜻 자리를 바꿔 줘서 한 방에 모였다. 일행이 3명이라 남은 한 자리에는 러시아 할머니가 탔다. 일행이 번역 앱으로 말을 걸어 봤지만 할머니가 글씨를 읽지 못해 대화는 거기서 멈췄다. 4인실은 일행 수가 모자라면 모르는 승객과 한 방을 쓴다는 점을 알고 타자.

4인실은 일행 수가 모자라면 모르는 승객과 한 방을 쓴다.

짐 도난 이야기를 읽고 걱정했지만, 4인실은 문을 잠글 수 있었다. 객실 안까지 완전히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마음은 놓였다. 쇳소리와 덜컹거림, 정차 때의 소란에도 깨지 않고 잘 잤다.

물은 어디서? 객실 밖 통로

객실 밖으로 나가면 좁은 통로가 길게 이어진다. 3등칸은 이런 칸막이 없이 침대나 좌석이 트인 공간에 놓인다.

객차마다 마실 물을 90도쯤으로 데워 주는 온수기가 있다. 이 물로 라면을 먹는 승객도 많다. 정수기로 찬물을 받아 마시면 배탈이 나기 쉽다고 한다. 찬물을 마시고 싶다면 타기 전에 생수를 사 두거나 역무원에게 따로 물어보자.

작은 식당칸도 있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자리가 꽉 차서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은 나올까? 객실로 오는 아침 식사

아침 6시에서 7시 사이에 객실마다 아침 식사가 배달된다. 러시아식 팬케이크 블리니와 오트밀(귀리죽) 가운데 하나로, 표를 예매할 때 고른다. 간단한 간식과 물도 함께 준다. 저렴한 기내식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창밖으로 황무지만 이어지다가 조금씩 마을과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면 블라디보스토크가 가깝다. 해가 뜨며 창밖이 붉게 물들었다. 아침 8시 30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했다. 할머니와 눈인사를 나누고 플랫폼에 내렸다.

블라디보스토크역도 역사가 오래된 역이다. 플랫폼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쓰던 증기기관차가 전시돼 있다.

이 기사에 나온 곳

시베리아횡단열차 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 야간열차PLACE
출발
하바롭스크역 20:50(현지 시각)
도착
블라디보스토크역 다음 날 08:30
객실
2등석 4인실, 문 잠금 가능
참고
아침 식사는 예매할 때 블리니와 오트밀 중 선택

2018년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노을
에디터 노을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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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데이터: Natural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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