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에서 할머니에게 태국 요리를 배웠다
톤부리 주택가의 쿠킹 클래스, 수로 옆 예술가 마을, 차이나타운 옆 골목 동네, 비 오는 밤의 롯파이 야시장.사원과 쇼핑몰 대신 방콕 사람들이 사는 동네 4곳을 다녔다.
방콕에 가면 대개 사원과 쇼핑몰, 카오산로드부터 찾는다.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 방콕 사람들이 사는 동네로 들어갔다.
톤부리의 주택가에서 태국 요리를 배웠고, 수로를 따라 수상가옥이 늘어선 예술가 마을에서 인형극을 봤다. 차이나타운 옆 골목 동네를 해 질 때까지 걸었고, 비 오는 밤에는 야시장에 갔다.
정원에서 재료부터 맛본다, 아미타 타이 쿠킹 클래스
철제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작은 마당이 나왔다. 방콕 한복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한 집이다. 선생님은 자신을 탐(TAM)이라고 소개한 할머니다. 이 집의 주인이기도 하다.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나면 탐을 따라 정원을 돈다. 정원에는 태국 요리에 꼭 필요한 재료가 자란다. 탐은 잎이나 열매를 따서 맛보라며 건넸고, 재료가 한 요리 안에서 어떻게 어울리는지 설명했다. 수업은 태국 요리의 기본 재료를 알아 가는 데서 시작한다.
주방으로 옮기면 탐의 시범이 이어진다. 먼저 태국 요리에 자주 쓰는 코코넛밀크를 직접 만들었다. 이어서 솜땀과 커리, 태국식으로 양념한 꼬치구이를 차례로 보여 줬다. 손놀림은 능숙하면서도 느렸고, 요리가 하나 끝날 때마다 맛보는 건 우리 몫이었다.
시범이 끝나면 이번엔 참가자 차례다. 탐이 만든 요리를 기억에 기대 하나씩 만들어야 한다. 옆자리에서 “어떻게 만드는 거였지?” 하는 속삭임이 들렸다. 재료는 다들 맞게 골랐는데, 넣는 순서가 저마다 달랐다. 수업은 그날 만든 음식을 한 상에 차려 다 같이 먹는 것으로 끝난다. 탐이 만든 것만큼은 아니어도 맛은 나쁘지 않았다. 요금은 1인 3000바트였다.
재료는 다들 맞게 골랐는데, 넣는 순서가 저마다 달랐다.
오후 2시엔 인형극, 클롱방루앙 예술가 마을
클롱방루앙(Khlong Bang Luang)은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바닥에 찍힌 색색의 점을 따라 들어가면 수로와 수상가옥이 나온다. 방콕 곳곳을 잇는 수로의 한 줄기가 마을 한가운데를 지난다.
수로를 따라 가게가 이어진다. 방콕과 마을 풍경을 담은 그림, 섬세하게 색을 칠한 목각 인형이 진열대에 놓였다. 상인은 모두 마을 예술가들이 손으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나는 목걸이 두어 세트와 다른 데서는 못 볼 것 같은 옷 한 벌을 샀다. 기둥 옆에 보트를 대고 꼬치를 굽는 아주머니도 있다.
오후 2시가 되면 마을 중심인 반 실라핀 아트하우스(Baan Silapin Art House)에서 전통 공연이 열린다. 수상가옥 사이 다리를 건너가니 마을을 찾은 사람 대부분이 이미 그 앞에 모여 있었다. 공연은 마을 예술가와 근처 예술대학 학생들이 무료로 한다.
이날 무대에는 화려한 의상에 가면을 쓴 배우와 인형 하나가 올랐다. 둘은 무대를 오가며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짧은 콩트를 벌이기도 했다. 객석으로 뛰어들어 관객에게 팁을 받아 가는 것도 공연의 일부다. 이렇게 모인 돈은 모두 전통 예술을 지키는 데 쓴다고 한다.
목적지 없이 걷는 골목, 딸랏노이
딸랏노이(Talad Noi)의 골목은 좁고 복잡하다. 낡은 건물이 불규칙하게 늘어섰다. 새로 그린 듯 깔끔한 벽화 옆에 언제 그렸는지 모를 벽화가 검게 그을린 채 남았다. 오래 방치된 자동차 둘레로는 잡초가 자랐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동네는 아니다. 그런데 걷다 보면 자꾸 멈추게 된다. 우리나라 서낭당처럼 수십 조각의 천을 내건 나무가 서 있고, 길가에는 공구가 아무렇게나 놓였다. 오토바이가 줄지어 섰고, 테라스 난간에서는 빨래가 바람에 날렸다. 낡은 기둥에 목재를 얼기설기 덧댄 한 건물은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이 가까워 중국풍 건물도 곳곳에 보인다. 시장 골목을 지날 때는 중국의 뒷골목을 걷는 기분이 든다. 골목 끝에서는 이따금 강변의 화려한 불빛이 보였다. 목적지도 방향도 정하지 않고 걷다가 해가 지고서야 딸랏노이를 나왔다.
비가 와도 간다, 롯파이 야시장
그날 밤은 비가 내렸다. 비를 피해 아케이드로 들어갔더니 한쪽에 펍이 여럿 모여 있었다. 가게마다 다른 가수가 노래를 불렀다. 그중 손님이 적은 ‘더블플레이’라는 작은 펍에 들어가 U비어를 시켰다.
맥주를 다 비울 즈음 비가 잦아들었다. 아케이드 끝이 롯파이(Rodfie) 야시장으로 이어진다. 비 때문에 문을 연 노점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싸고 질 좋은 옷, 한국 아이돌 포스터는 이곳에서도 잘 팔렸다. 오래된 물건을 파는 가게와 인테리어 소품 가게 앞에서는 한참 머물렀다. 장사를 접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상인도 있었다.
야시장의 중심은 먹거리다. 태국 음식은 물론 빵과 쿠키, 과일, 해산물 구이 노점이 끝없이 이어진다. 어디든 사람이 많아 빈 테이블을 찾기 어려웠다. 겨우 자리를 잡은 가게에서 솜땀과 팟타이를 시켰는데, 이번 방콕 여행에서 먹은 것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 롯파이 야시장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5시에 열어 새벽 1시에 닫는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162/17 Soi Wutthakat 14 Wutthakat Road, Talad Plu Thonburi, Bangkok
- 문의
- +66 2 466 8966
- 요금
- 1인 3000바트
- 예약
- www.amitathaicooking.com
- 주소
- 315 Wat Tong Sala Ngam Alley, Soi Phet Kasem Rd, Pa Si Charoen, 28 Phet Kasem, Khwaeng Nong Khaem, Khet Nong Khaem, Bangkok
- 운영
- 10:00~18:00
- 공연
- 매일 14:00 인형극, 무료(외부 공연이 있는 날은 쉼)
- 주소
- 952 Charoen Krung Rd, Samphanthawong,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 참고
- 위 주소는 Loftel 22 Hostel. 이곳에서 골목으로 들어간다
- 주소
- Khwaeng Nong Bon, Khet Prawet, Krung Thep Maha Nakhon 10250
- 운영
- 목~일요일 17:00~01:00
2018년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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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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