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에 20시간 머물다 발리로
싱가포르항공의 창이공항 경유편으로 싱가포르에 20시간 머문 뒤 발리로 넘어갔다.비 오는 싱가포르의 실내 정원과 센토사섬, 발리 남부의 사원과 해변, 리조트 4곳까지.
싱가포르항공은 한국과 발리를 잇는 직항을 띄우지 않는다. 대신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거치는 발리행을 다른 항공사 직항과 비슷한 요금에 판다. 경유지에 잠시 머물면 한 번 떠나서 싱가포르와 발리를 함께 볼 수 있다.
이 경유편을 탔다. 오후에 인천을 떠나 한밤중 싱가포르에 내렸고, 하룻밤 묵은 뒤 이튿날 몇 곳을 돌고 발리로 향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도심 볼거리를 찾아다녔고, 발리에서는 리조트에 머물며 쉬었다.
비가 오면 돔 안으로,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창이국제공항으로 돌아가기까지 남은 시간은 20시간 남짓이었다. 밤에 도착해 숙소에서 잔 시간을 빼면 실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10시간 정도였다. 이튿날 아침 일찍 체크아웃했는데 폭우가 쏟아졌다. 첫 목적지를 실내 정원이 있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로 정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바다를 메운 땅에 만든 정원이다. 넓이가 100만㎡에 이른다. 비가 와서 정원 전체를 돌지는 못했다. 대신 핵심 시설인 돔 2곳은 날씨와 상관없이 볼 수 있다. 두 돔은 모두 베이 사우스(Bay South) 구역에 있다.
먼저 들어간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는 해발 2000m 고지대 식물을 모았다. 들어서자마자 35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나온다. 고개를 한껏 젖혀야 꼭대기가 보인다. 길을 따라 꽃밭이 이어지고, 곳곳에서 안개를 뿜는다. 엘리베이터로 폭포 꼭대기에 오른 뒤 클라우드 워크와 트리탑 워크를 따라 빙글빙글 돌며 내려온다.
다른 돔인 플라워 돔(Flower Dome)은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유리 온실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지중해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을 모아 커다란 꽃 정원을 만들었다. 천장이 높아 온실 안에서도 답답하지 않다.
클라우드 포레스트가 높이 쌓아 올린 숲이라면, 플라워 돔은 넓게 펼치고 잘 다듬은 정원이다.
입에서 물을 뿜는 사자, 머라이언 파크
오후가 되자 비가 잦아들었다. 다음은 머라이언 파크(Merlion Park)다. 머라이언은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인 상상 속 동물로 싱가포르를 상징한다. 원조는 마리나 베이 한쪽에 선 머라이언 상이다. 입에서 물을 뿜는 모습 때문에 그 물줄기를 받아 마시는 척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다. 바로 옆에는 작은 머라이언이 하나 더 있다.
바다 위로 건너는 섬, 센토사
센토사섬은 싱가포르 본섬에서 남쪽으로 800m가량 떨어진 섬이다. 식민지 시절 영국의 군사 기지였던 섬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워터파크, 리조트, 골프 클럽이 들어섰고 해변도 여럿이다. 본섬에서 도로나 모노레일로도 건너갈 수 있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위로 건넜다.
섬에 들어서자 센토사 머라이언(Sentosa Merlion)이 서 있었다. 높이 37m로, 속이 전망대라 오르려면 입장료를 내야 했다. 머라이언이 이 섬에서 싱가포르를 지킨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리조트 해변이 클럽이 된다, 발리 비치클럽
싱가포르에서 2시간을 더 날아 발리에 닿았다. 취재 당시 발리에서는 비치클럽이 인기였다. 덴파사르 서쪽 스미냑 일대에 비치클럽이 모여 있고, 인기를 끌자 리조트들도 자기 해변을 비치클럽처럼 꾸몄다. 우리가 묵은 리조트 해변도 그랬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해변에 음악이 울렸다. 초저녁부터 모인 사람들 손에는 이미 빈땅(Bintang) 맥주나 칵테일이 한 잔씩 들렸다. 무대에서는 DJ가 음악을 틀었고, 전문 댄서들이 분위기를 띄웠다. 한쪽에는 로컬 음식을 파는 야시장이 섰고, 뒤편에는 느긋하게 앉을 빈백과 테이블을 놓았다. 나도 바에서 빈땅 한 병을 받아 들고 그 사이에 섞였다.
절벽 위 사원과 절벽 사이 해변, 발리 남부
리조트 해변이 지루해지면 하루쯤 남부로 나가 보자. GWK 문화공원(GWK Cultural Park)에는 힌두교의 신 비슈누와 그가 타고 다닌다는 새 가루다를 함께 빚은 거대한 조형물이 있다. 채석장이던 땅을 공원으로 바꾸며 세운 것으로, 완성까지 30여 년이 걸렸다. 높이는 120m다.
발리에는 건물이 야자나무 높이(15m가량)를 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 있다. 비슈누와 가루다 조형물만은 예외다. 조형물 1층은 전시장으로 쓰고, 공원 곳곳에서 열리는 공연도 인기다.
울루와뚜 사원(Uluwatu Temple)은 높이 70m 절벽 위에 지은 사원이다. 1000여 년 전에 세웠다고 전하며 바다의 신을 모신다. 사원에서는 인도양이 내려다보이고, 해 질 무렵 노을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다. 사원 안쪽 핵심 공간은 힌두교도만 들어가지만 둘레의 절벽 풍경은 누구나 볼 수 있다. 반바지나 짧은 치마 차림이면 입구에서 ‘사롱(sarong)’이라는 긴 치마와 허리띠를 빌려 입어야 한다. 사원 안을 돌아다니는 원숭이들이 물건을 채 가니 귀중품은 잘 챙기자.
판다와 해변(Pandawa Beach)은 절벽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들어간다. 흰 모래사장 너머로 인도양이 펼쳐진다. 발리의 다른 해변보다 물이 맑은 편이라고 한다. 서핑과 카약 같은 해양 스포츠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열리고, 바다를 보며 코코넛이나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어디에 묵을까, 발리 리조트 4곳
발리 전통 건축을 원한다면 누사두아의 아요디아 리조트 발리(Ayodya Resort Bali)가 맞다. 발리 전통 건축 양식을 그대로 따라 지었다. 힌두교 대서사시 ‘라마야나’에 나오는 아요디아 왕국의 사랑 이야기에서 착안해 설계했다고 한다. 기본형 아요디아 리조트와 고급형 아요디아 팰리스를 합쳐 객실이 537개다. 리조트 중심에 크고 작은 수영장 4개가 있고, 레스토랑과 바는 7곳이다. 해변에서는 금·토·일요일마다 비치클럽이 열린다.
같은 누사두아의 더 물리아(The Mulia)는 바닥과 벽을 대리석으로 꾸민 럭셔리 리조트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사생활을 지켜 주는 객실, 레스토랑과 바, 카페를 두루 갖췄다. 모기업이 대리석 전문 기업이다.
사누르의 하얏트 리젠시 발리(Hyatt Regency Bali)는 인터내셔널 브랜드로는 발리에 처음 문을 연 옛 발리 하얏트다. 5년에 걸친 리모델링을 마치고 2018년 말 다시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 리조트를 열대우림이 둘러싸고, 객실마다 숲이나 인도양을 향한 발코니가 있다. 500m 길이 해변에서는 여러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열린다. 레스토랑 3곳은 모두 유기농 재료를 쓴다.
공항과 시내가 가까운 곳을 찾는다면 꾸따의 더 안바야 비치 리조트 발리(The Anvaya Beach Resort Bali)다. 꾸따 중심부에 있으면서 전용 해변을 갖춘 몇 안 되는 리조트다. 꾸따 거리의 식당과 카페, 백화점도 가깝다. 해 질 녘에는 해변에서 인도양 위로 지는 노을을 본다. 1층 객실이 특히 인기다. 발코니 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깊이 1.2m의 수영장으로 이어진다.
이 기사에 나온 곳
- 주소
- 18 Marina Gardens Dr, Singapore 018953
- 문의
- +65 6420 6848
- 운영
- 09:00~21:00(마지막 입장 20:00)
- 요금
- 돔 2곳 입장료 28싱가포르달러
- 주소
- Jl. Raya Uluwatu, Ungasan, Kuta Sel., Kabupaten Badung, Bali 80364
- 문의
- +62 361 700808
- 운영
- 08:00~22:00
- 요금
- 성인 12만 5000루피아, 어린이(110cm 미만) 10만 루피아
- 주소
- Jl. Raya Uluwatu, Pecatu 80361
- 운영
- 07:00~19:00
- 요금
- 성인 3만 루피아, 어린이 2만 루피아
- 참고
- 반바지·짧은 치마 차림은 입구에서 사롱과 허리띠를 빌려 착용
- 주소
- Jl. Pantai Pandawa, Jl. Raya Nusa Dua Selatan, Kutuh, Kuta Sel., Kabupaten Badung, Bali 80361
- 참고
- 서핑, 카약 등 해양 스포츠 프로그램 운영
2019년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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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 발리,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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