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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조명이 켜진 가게들 사이로 둥근 양철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가 놓인 인싸골의 복고풍 실내 거리 (임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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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열차로 이틀,몽골 홉스골 호수까지

울란바토르에서 야간열차와 차를 갈아타고 이틀 걸려 홉스골 호수에 닿았다.게르에서 묵으며 호수 속 섬과 장하이 언덕, 차탄족 마을을 다녀왔고, 울란바토르 근교 테렐지와 칭기즈칸 기마상도 함께 정리했다.

노을에디터 노을
지역
몽골 홉스골
주제
OUTDOOR
발행
읽는 시간
4분
2022년에 취재한 기사예요. 요금⁠·운영시간⁠·교통편은 그 뒤로 바뀌었을 수 있으니 떠나기 전에 꼭 다시 확인해 주세요.

몽골 북쪽, 시베리아 바로 아래에 면적 2760㎢, 최대 수심 262m의 홉스골 호수가 있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어서 몽골 사람들은 이 호수를 바다라고 부른다.

울란바토르에서 홉스골로 가는 가장 흔한 방법은 무릉까지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나는 야간열차와 차를 갈아타고 들어가는 길을 골랐고, 꼬박 이틀이 걸렸다.

하루 한 대뿐, 에르데네트행 야간열차

울란바토르와 에르데네트를 잇는 열차는 하루 한 대로, 매일 저녁 울란바토르를 떠나 밤새 달린다. 몽골에서 러시아까지 가는 몽골 종단 열차와는 다른 노선이다. 밤을 보낼 열차이니 타기 전에 편한 옷으로 갈아입어 두자.

침대칸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늦게까지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다 잠들었고, 커튼 사이로 해가 들 무렵 눈을 떴다. 도착 직전 지평선 너머로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출발 12시간 만에 에르데네트에 내렸다.

에르데네트부터는 차로 무릉을 거쳐 홉스골까지 간다. 이리저리 굽은 길을 따라 침엽수와 초원, 멀리 만년설 쌓인 산이 창밖으로 지나간다. 게르 서너 채와 양 떼가 쉬는 곳도 여러 번 지났다.

칼국수를 닮은 점심, 홉스골 게르

이틀 만에 홉스골의 게르에 짐을 풀었다. 게르는 자주 옮겨 다니는 유목 생활과 몽골 날씨에 맞춰 지은 이동식 집으로, 구조가 단순해 쉽게 분해하고 조립한다. 호텔만 한 시설은 아니다. 침대도 조금 딱딱했지만, 선선한 날씨 덕인지 30분 낮잠을 자고 나니 몸이 한결 가벼웠다.

점심은 고릴테슐이었다. 밀가루 반죽을 칼로 썰어 면을 만들고, 채소와 고기로 낸 국물에 담아 낸다. 한국 칼국수와 비슷해서 국물까지 다 마셨다.

지폐 한 장 끼우고 소원, 비밀의 섬

호수를 가까이 보려면 보트를 타고 한가운데 솟은 바위섬으로 간다. 보트 선장은 이 섬을 ‘비밀의 섬’이라고 불렀다. 보트는 정원을 채워서 뜨는 경우가 많다.

섬 꼭대기에는 어워가 있다. 유목민이 오가는 길에 평화와 안녕을 빌며 쌓은 돌무더기로, 우리 서낭당과 비슷하다. 현지인이 알려 준 대로 지폐 한 장을 돌 사이에 끼우고 어워 둘레를 돌며 소원을 빌었다.

별똥별을 3개 본 밤, 홉스골 야영지

해가 서쪽 구릉 너머로 넘어갈 무렵, 야영지 한가운데 장작을 쌓고 불을 붙였다. 모닥불 타는 소리 말고는 들리는 게 없었다.

모닥불 타는 소리 말고는 들리는 게 없었다.

몽골에서 만든 와인을 마시는 사이 머리 위로 별이 하나둘 떴다. 눈이 어둠에 익을수록 별이 늘었고, 은하수도 또렷하게 보였다. 북극성을 기준 삼아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오리온자리를 찾다가 북쪽 하늘에서 별똥별을 3개 봤다.

별 사진을 남기려면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에 광각 렌즈와 삼각대까지 챙겨 가자. 게르나 사람 실루엣을 함께 넣어 찍어도 좋다.

오르기 어렵지 않다, 장하이 언덕

다음 날 아침을 먹고 장하이 언덕에 올랐다. 호숫가에서 출발해 잡초 깔린 들판을 지나고, 침엽수림 사이 오르막을 따라 정상까지 가는 길이다. 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정상에 서면 홉스골 호수와 둘레의 숲과 언덕, 산맥이 한 번에 내려다보인다. 시간에 따라 호수 빛깔이 계속 바뀌니 정상에서 한참 앉아 있어도 좋다.

순록을 기르는 사람들, 차탄족 마을

장하이 언덕에서 내려와 차탄족 마을에 갔다. 차탄족은 소나 양 대신 순록을 길러, 순록을 타고 다니며 홉스골 일대에서 사냥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인류 최후의 유목민’이라는 말도 듣는다.

이들이 사는 움막 오르츠는 게르의 원형이라고도 한다. 순록 먹이를 찾아 옮겨 다니는 생활에 맞게 세우고 걷기가 쉽다. 좁은 오르츠 안에 살림살이가 다 갖춰져 있었다.

차탄족 청년의 안내로 마을을 돌며 순록을 보고, 전통 의상을 입고 사진도 찍었다. 여행자가 이들의 생활을 보고 배우는 프로그램이 따로 운영된다. 떠나기 전에는 차탄족이 손수 만들어 파는 기념품을 하나 샀다. 차탄족은 이제 남은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한다.

울란바토르로 돌아왔다면, 테렐지와 칭기즈칸 기마상

울란바토르는 몽골 주요 여행지로 가는 교통편이 모두 출발하는 곳이다. 홉스골에서 돌아와 하루가 남는다면 울란바토르 북동쪽의 고르키-테렐지 국립공원에 가 보자. 툴강(Tuul River)을 따라 숲과 초원, 산악 지대가 이어지는 공원으로, 몽골 사람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다.

공원 입구에는 이 땅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거북바위가 있다. 테렐지는 탁 트인 초원과 덥지 않은 날씨 덕에 몽골에서 말 타기 좋은 곳으로 꼽히고, 여행자를 위한 승마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테렐지 남쪽 천진벌덕(Tsonjin Boldog) 벌판은 칭기즈칸의 말채찍이 발견됐다고 전하는 곳이다. 이 벌판에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높이 50m의 칭기즈칸 기마상이 서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기마상으로 알려졌다.

기마상 안에는 몽골 사람들의 역사와 생활을 다룬 박물관을 꾸몄다. 말머리 부분의 전망대에 오르면 천진벌덕 벌판이 내려다보이고, 멀리서 칭기즈칸을 바라보는 어머니 호엘룬(Hoelun)의 동상도 찾을 수 있다.

이 기사에 나온 곳

울란바토르–에르데네트 야간열차PLACE
운행
하루 1회, 저녁에 울란바토르 출발
소요
약 12시간
참고
침대칸 운영. 몽골에서 러시아로 가는 몽골 종단 열차와는 다른 노선

2022년 기준 정보입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노을
에디터 노을

전국을 다니며 여행 기사를 씁니다. 가 본 곳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곳만 TBAG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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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골 · 울란바토르, 여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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